지난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한 발언이 화제다. 핵심은 "정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압박해서 삼성이 투자를 결정했다는 식의 시각은 구태의연하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이 직접 특정 대기업 총수의 이름을 거론하며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틀어 투자를 유치하던 과거의 구습과 완전히 선을 그은 모양새다.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정부가 억지로 등을 떠밀어서 나온 투자가 아니라, 기업 스스로가 생존과 미래 먹거리를 위해 판단하고 내린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요즘 같은 글로벌 무한 경쟁 시대에 기업들이 정부 눈치나 보면서 수조, 수십조 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리가 만무하다. 철저한 실리와 생존 전략에 따른 비즈니스적 판단이었을 것이다.
이번 대통령의 발언은 두 가지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정부와 대기업의 관계가 과거의 군사독재 시절이나 권위주의 정부 때처럼 '지시와 복종'의 관계가 아니라, 철저한 '파트너십'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정무적 메시지다. 기업을 정치적 성과를 내기 위한 도구로 보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동시에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관 주도가 아닌, 기업이 중심이 되는 민간 주도 성장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계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기업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지, 투자 처를 정해주고 압박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만 낼 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말보다 실천이다. 대통령이 '구태'라고 명확히 진단한 만큼, 앞으로 정부 부처나 지자체에서도 기업들에게 보여주기식 투자나 생색내기용 행사를 강요하는 관행이 정말로 사라지는지 지켜볼 일이다. 규제를 풀고 인프라를 지원해 기업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진짜 '친기업적'인 정책 환경이 정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