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개입은 에너지 안보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게 돼요.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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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을 방패막이로 세우는 트럼프의 위험한 도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국제 사회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번에는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봉쇄 위기에 처한 호르무즈 해협이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군함 파견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미국이 도울 것"이라는 사탕발림을 덧붙였지만, 그 이면에는 동맹국을 자국의 군사적 리스크를 대신 짊어질 '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비정한 계산이 깔려 있다.
1. 동맹의 가치를 비용으로 환산하는 '거래적 외교'의 민낯
트럼프에게 동맹은 더 이상 가치와 민주주의를 공유하는 파트너가 아니다. 그에게 동맹은 '적정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서비스'이거나 '미국의 손실을 대신 감당해야 할 하청업체'에 불과해 보인다. 이번 파병 요구 역시 "기름을 쓰는 너희가 길을 닦으라"는 논리다. 하지만 이는 수십 년간 유지되어 온 한미동맹을 포함한 글로벌 안보 네트워크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다. 동맹의 군사력을 자국의 정치적·군사적 부담을 덜기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는 순간, 국제 질서는 공존이 아닌 '강요된 복종'의 장으로 변질된다.
2. '인명 피해'는 동맹에게, '성과'는 트럼프에게?
가장 비판받아야 할 점은 미군의 인명 피해 우려가 큰 호위 작전의 최전선에 동맹국들을 세우려 한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파괴했다고 호언장담하면서도, 드론이나 기뢰 같은 '잔당의 위협'은 동맹국 군함이 막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미 대선을 앞두고 자국 군인의 피해를 최소화하여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낸 것이다. 동맹국 젊은이들의 목숨을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태도는 지도자로서의 도덕적 결함마저 느끼게 한다.
3. 중동 분쟁의 늪으로 동맹을 끌어들이는 무책임함
한국을 비롯한 대상 국가들은 중동 지역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놓여 있다. 이란과의 외교적 관계, 에너지 안보, 현지 교민의 안전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산적해 있다. 트럼프의 일방적인 파병 요구는 이들 국가를 이란과의 적대적 관계로 강제 편입시키는 행위다. 미국이 촉발한 갈등의 불똥을 동맹국에 전가하며 "이것은 팀의 노력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이자 무책임의 극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세계를 화합과 영원한 평화로 모이게 할 것"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총구 앞에 동맹을 세우는 방식으로는 결코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없다.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이라는 명분에 매몰되기보다, 자국 우선주의에 매몰된 트럼프의 요구가 초래할 안보 리스크와 국익의 손실을 냉철하게 계산해야 한다. 동맹은 서로의 등을 맞대는 것이지, 상대방을 총알받이로 세우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