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spt.co.kr/news/cmka6l9ta001d7pjlh5kg9p1d
기사를 읽고 나서, 판다 외교라는 것 자체가 이제는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푸바오가 인기를 많이 끌었고, 새로운 판다가 오면 또 사람들이 좋아하긴 하겠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귀여움 뒤에 있는 동물의 삶은 별로 존중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기사에 나온 것처럼 판다가 외교 관계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면, 이 동물들이 그냥 하나의 정치 카드, 외교용 아이템으로 취급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미국에서 달라이 라마 면담 문제 때문에 판다가 회수됐다는 얘기를 보니까, 판다에게는 아무 책임도 없는데 나라 사이의 정치 문제 때문에 삶의 터전이 바뀌어 버리는 거잖아요. 그걸 생각하니까 ‘판다는 그냥 조용히 대나무 먹고 살고 싶은데, 인간들 때문에 계속 끌려다니는구나’ 하는 씁쓸함이 들었습니다.
푸바오 같은 경우도 4살이 되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규정을 보고 좀 마음이 이상했어요. 사람들 입장에서는 “원래 약속이니까 보내야 한다”라고 쉽게 말하지만, 정작 판다 입장에서는 태어나서 자라온 환경과 사람들, 냄새, 소리까지 다 바뀌는 거라 상당히 큰 스트레스일 것 같습니다. 기사에서 모든 동물이 수송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는데, 그 말을 읽고 나니까 단순히 “본가로 돌려보낸다” 수준의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게 확 느껴졌어요.
또 하나 공감됐던 부분은, 판다가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특별 대우’를 받는다 해도 결국 동물원에 갇혀 있는 야생동물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유튜브나 방송에서 판다 영상 보면서 귀엽다고 웃지만, 그 귀여움을 유지하기 위해 동물원은 번식을 시도하고, 그 결과 평생을 우리 안에서 보내야 하는 개체가 더 늘어나는 거잖아요. “동물복지”를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관람객을 위한 전시 동물을 확대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게 모순처럼 느껴졌습니다.
환경 문제도 무시하기 힘들어 보여요. 판다가 하루에 대나무를 엄청 많이 먹고, 우리나라 기후에 맞지 않는 동물을 위해 사육장 온도와 습도를 맞추려면 전기도 많이 써야 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쪽에서는 기후위기 이야기하면서 에너지 절약하자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외교 성과’ 보여주려고 탄소와 자원을 더 쓰는 구조라면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기사에서 “국내 공영 동물원들이 코끼리 같은 종은 줄이고, 토착종 비율을 늘리려 한다”는 대목을 보면서, 이미 우리 동물원 쪽 정책 방향은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 판다 외교는 완전히 거꾸로 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은 판다를 데려오는 걸 ‘성공한 외교’, ‘국민에게 선물’ 같은 이미지로 포장했는데, 이제는 그런 상징이 시대에 맞는지 다시 생각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물로 받은 개들이 결국 전국 동물원과 기관으로 퍼져서 전시동물이 됐다는 얘기도 꽤 충격이었습니다. 선물이라고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평생을 우리 안에서 살아야 하는 운명을 떠안긴 거니까요. 이런 사례를 보면, 정치인들은 사진 몇 장 찍고 훈훈한 기사 하나 남기고 끝이지만, 동물은 그 이후 남은 평생을 그 결과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 너무 불공평하게 느껴졌습니다.
반대로 오스트리아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시베리아 호랑이 후원자로 지정한 사례는 꽤 괜찮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굳이 동물을 국경 넘겨가며 데려오지 않고도 상징적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예라서, 이런 방향이 더 많이 논의됐으면 좋겠습니다. 기사에서 제안한 것처럼 이미 보호받고 있는 반달가슴곰의 후견인이 된다든지, 기존에 있는 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외교를 연결하는 게 훨씬 덜 폭력적인 방법 같아요.
무엇보다 공감된 부분은 “외교는 사람끼리 했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문장이었습니다. 국가 간 친밀함을 보여주고 싶다면, 기술 협력, 환경 협약, 유학생 교류, 문화 교류 같은 걸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을 텐데, 왜 굳이 다른 종의 삶을 담보로 잡아야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됩니다. 판다 외교가 예전에는 그냥 귀엽고 좋은 일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지금은 동물복지와 기후위기가 중요한 화두가 된 시대라 더 이상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기사를 읽고 느낀 건, “새 판다 온대요, 기대돼요”라고만 말하는 건 이제 조금 무책임한 태도라는 점입니다. 판다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귀여움을 소비하기만 할 게 아니라 이 동물이 어떤 구조 속에서 이동하고 전시되는지 한 번쯤은 같이 생각해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판다 외교는 정말 이제는 멈춰야 할 관행이고, 동물을 이용하지 않는 방식의 외교 상징을 고민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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