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전북 진안군에서 열린 '제10회 진안고원 트로트페스티벌'
이날 무대에는 가요계의 대선배인 심수봉 씨와 어린 후배 가수 김다현 양 등이 함께 출연해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기사발췌
김다현 양이 먼저 자신의 공연을 멋지게 마치고 내려간 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심수봉 씨는 본인의 노래 두 곡을 부른 뒤 갑자기 앞서 무대를 마친 김다현 양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어요.
심수봉 씨는 김다현 양을 가리켜 “저 앞에 노래 부른 여자”라고 지칭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고 불만을 표출했대요. 이어 매니저를 찾더니 “젊은 아가씨가 노래가 뭔지, 삶이 뭔지도 모르는 아가씨인 것 같다”며 김다현 양의 무대를 대중 앞에서 서슴없이 비판하기 시작한 거죠. 심지어 앞으로는 자기 앞에 김다현 양을 내보내지 말아 달라는 요구까지 덧붙였다고 해요. "노래라는 건 그렇게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인생 경험과 고생, 관객을 위로하는 음악의 무게감을 강조하긴 했지만, 문제는 이러한 발언이 나온 장소와 방식이었어요.
이날 자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석도 아니었고, 후배에게 따로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네기 위해 마련된 자리도 아닌 수많은 관객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인 공개된 축제 무대였거든요.
당사자인 김다현 양은 이미 무대에서 내려간 뒤라 반론하거나 해명할 기회조차 전혀 없었어요. 더욱이 김다현 양의 노래에서 발성이나 감정 표현, 무대 태도 등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였는지에 대한 음악적 지적이나 설명은 전혀 없이, 그저 “삶을 모른다”는 식의 모호하고 강도 높은 혹평만 남겨져 보는 이들을 더욱 당황스럽게 만들었더라고요. 과거 2023년 MBN '현역가왕'에서 스페셜 마스터와 참가자로 인연을 맺었던 두 사람이기에, 이러한 공개 저격은 더욱 큰 충격과 씁쓸함을 안겨주었던 것 같아요.
우리 사회에서 '선배'라는 이름, 혹은 '연륜'이라는 권위의식
오랜 세월 동안 한 분야에서 정상을 지켜온 대선배의 쓴소리는 분명 후배에게 큰 가르침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무안을 주고 망신을 줄 권리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특히 2009년생으로 이제 겨우 17살인 어린 후배에게 71세 대선배와 같은 인생의 깊이와 세월의 무게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 같네요.
아직 겪어보지 못한 시간이 많은 젊은 아티스트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노래를 해석하고 표현하는 것은 대중음악계의 자연스러운 다양성이자 발전의 원동력인데, 이를 존중해주기는커녕 구체적인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노래가 뭔지 모른다”고 깎아내리는 것은 명백한 폭력에 가까워 보여요. 만약 정말 후배를 아끼는 마음에서 비롯된 조언이었다면 무대 위가 아니라 사석에서 따뜻하게 건넸어야 맞았을 텐데, 아무런 방어막이 없는 공개된 장소에서 일방적으로 내뱉다니.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가 될 수 있는데도요.
우리는 흔히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라거나 “내가 너보다 더 살아봐서 알지”라는 명목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채 날카로운 말을 툭 던지곤 하잖아요. 하지만 그것이 과연 진정한 조언이었는지, 아니면 내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상대에게 상처를 준 오만함은 아니었는지 깊이 반성하게 되었어요.
타인을 품어줄 수 있는 넓은 아량과 따뜻한 공감 능력을 키워나가는 진짜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오늘 하루, 내가 뱉은 말들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며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다정하고 따뜻한 시선을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