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만 남은 몸을 '건강'이라 포장하는 시대의 기괴함
96kg에서 41kg이 됐다며 뼈말라 자태를 자랑하는 연예인 기사를 보며 느끼는 씁쓸함. 대체 언제부터 고통스러운 마름이 자기관리의 유일한 정답이 된 걸까.
솔직히 이 기사를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하나였다. "이게 과연 정상인가?" 96킬로에서 41킬로까지 뺐다고 한다. 수치가 정상이니 건강하다는 말을 덧붙였더라. 하지만 화면 너머로 보이는 건 생기 넘치는 인간이 아니라 그저 앙상하게 마른 뼈의 껍데기뿐이다.
솔직히 좀 무섭다. 남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이미 병들어 있는 거다. 마름을 미화하고, 바짝 마른 몸매를 안 가지면 루저가 되는 것처럼 압박을 주는 이 기괴한 분위기 말이다. 대중에게 영향력 있는 사람이 대놓고 이런 뼈말라 자태를 칭송받고 전시하는 걸 보면, 이걸 보고 자랄 어린 친구들이 뭘 배울지 뻔하다. 식단을 극단적으로 제한하고 몸을 학대하는 게 관리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세상, 대체 언제까지 이럴 건가? 나만 이렇게 느끼는 건가? 포털 메인을 장식한 이런 사진들을 보며 감탄하는 댓글들을 보면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그래서 이 판국에 나는 당장 뭘 할 것인가. 거창하게 세상의 미적 기준을 바꾸겠다고 설쳐봐야 나만 손해다. 당장 내일부터 미디어에서 쏟아지는 이딴 자극적인 다이어트 자극 사진들은 눈에도 담지 않을 거다.
남들이 몇 킬로를 빼든, 뼈가 몇 개가 드러나 보이든 내 알 바 아니다. 당장 내 몸뚱아리를 망가뜨리지 않는 선에서 제대로 먹고 튼튼하게 버티는 것만 신경 쓰겠다. 거울 속 내 모습이 조금 마음에 안 든다고 굶어 죽는 흉내를 내는 짓거리? 내일부터 당장 집어치운다. 남들의 비뚤어진 시선에 내 건강을 갈아 넣는 호구 짓은 오늘로 끝이다.
건강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가볍게 소비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수치가 정상이니 괜찮다는 합리화는 결국 스스로를 속이는 핑계일 뿐이다. 마름을 강요하고 그걸 선망하는 왜곡된 시선에 무뎌지는 순간, 우리 모두가 그 시스템의 공범이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