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야프라이스
오랜 세월을 함께한 동반자의 빈자리가 주는 상실감은 그 어떤 말로도 온전히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네요. 슬픔에 매몰되지 않고 오히려 아내가 잠시 외출한 것뿐이라며 일상을 지켜내려는 모습에서 깊은 연륜과 삶을 대하는 초연한 태도가 느껴져 참 먹먹하면서도 대단하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이별이지만 남겨진 이가 감당해야 할 그리움의 무게를 다시금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였어요.
몇 년 전 할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셨을 때 홀로 남겨지셨던 할머니의 모습이 문득 기억에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당시 할머니께서는 장례를 치르고 나서도 한동안 할아버지가 늘 앉아 계시던 안방 문을 열어두시거나 식사 때마다 할아버지의 수저를 버릇처럼 챙기곤 하셨어요.
주변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슬픈 내색을 크게 하지 않으셨지만 문득문득 거실을 바라보며 멍하게 계시던 옆모습을 볼 때 가슴이 참 아팠습니다. 떠나간 사람의 흔적이 온 집안에 그대로 남아있을 때 남겨진 사람이 느끼는 공허함이 얼마나 클지 곁에서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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