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서 연락한다는 것의 의미
발신자 표시 제한이라는 기능을 쓰는 사람들의 이유는 다양해요
스팸 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쓰기도 하고 업무상 번호를 숨길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쓰기도 해요
하지만 사라진 지 한 달 만에 예비 며느리에게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전화를 건다는 건 단순한 편의 기능 사용이 아니에요
이건 의도적으로 자신의 위치나 정보를 숨기겠다는 의지예요
시어머니는 살아있었고 연락도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정식으로 연락하지 않았어요
이 선택 자체가 굉장히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어요 가족에게 알리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병원에 있다고 한 말은 스스로 선택해서 숨은 것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에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그냥 경찰에 연락하거나 가족에게 직접 전화했을 거예요
그러지 않았다는 건 시어머니 스스로 이 상황을 유지하고 싶었다는 뜻이에요
왜 가족한테는 알리지 말라고 했을까
이 대목이 사건에서 가장 수상한 부분 중 하나예요
다른 가족에게는 이 전화를 알리지 말라는 말은 가족 중 누군가와 관련된 이유 때문에 떠났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요
만약 단순히 건강 문제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떠난 거라면 굳이 비밀로 해달라고 할 필요가 없잖아요
특정 가족에게 자신이 연락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다는 건 그 가족과 관련된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에요
혹은 가족들이 걱정해서 찾아올까봐 그게 부담스러웠던 걸 수도 있어요
자신이 선택해서 떠난 상황에서 가족이 찾아오면 그 결심이 흔들릴까봐 두려웠을 수도 있죠
어느 쪽이든 시어머니에게는 가족과의 거리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있었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가 이 사건의 핵심이 될 것 같아요
예비 며느리를 선택한 심리
혈연으로 묶인 가족이 아닌 예비 며느리에게만 연락을 한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추측이 가능해요
첫째로 가족 중 누군가 때문에 떠난 거라면 그 가족에게 알려질 염려가 없는 사람에게 연락하는 게 안전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어요
둘째로 예비 며느리라는 관계가 가족 안에 있으면서도 완전히 가족은 아닌 중간 지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중립적인 입장에서 연락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봤을 수도 있어요
셋째로 시어머니가 의뢰인을 개인적으로 신뢰하거나 아꼈기 때문에 마지막 인사를 대신한 것일 수도 있어요
어떤 해석이 맞든 이 선택은 시어머니의 심리 상태와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돼요
16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락이 없었다는 것
한 달 뒤 한 번 전화를 한 이후로 16년 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예요
살아있다는 신호를 한 번 보낸 다음 완전히 잠적했다는 건 그 이후로 더 이상 연락할 수 없는 상황이 됐거나 연락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는 뜻이에요
16년이면 아들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일도 있었을 텐데 그 소식도 모른 채 어딘가에서 살고 있다는 게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나타나지 못한 사정이 있는 걸까요
탐정들이 이 부분을 어떻게 파고들지가 이번 방송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