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닌것 같습니다 전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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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배우 고(故) 발 킬머가 AI 기술을 통해 신작 영화 '무덤만큼 깊은'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영화계 안팎으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해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그를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반가움과 함께, 고인을 디지털로 재현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제작진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이 역할은 처음부터 발 킬머의 혈통과 지역에 대한 애정을 담아 설계되었고, 생전에 본인이 출연을 간절히 원했던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족들 역시 고인이 평소 새로운 기술을 스토리텔링의 확장 도구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며, 시각 및 음성 자료를 직접 제공하며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팬데믹과 건강 악화로 차마 찍지 못한 고인의 유지를 잇겠다는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치열합니다. 기술적으로는 자연스러운 주름과 빛 번짐까지 구현하며 놀라운 수준에 도달했지만, 단 한 장면도 직접 촬영하지 않은 배우를 AI로 만들어 출연시키는 것이 과연 진정한 연기라고 볼 수 있느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배우의 고유한 영혼이 담기지 않은 디지털 복제물을 그의 공식 필모그래피에 포함하는 것이 고인에 대한 진정한 예우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례는 AI 기술이 예술 영역 어디까지 침범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후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무거운 숙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유족의 동의와 고인의 생전 뜻이 있었다 하더라도, 인간 배우의 존재 가치를 기술이 대신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발 킬머라는 배우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이번 영화가 따뜻한 선물이 될지, 아니면 기술 만능주의가 낳은 불편한 재현으로 남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급격히 발전하는 AI 시대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인간 존엄성의 경계가 어디인지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해보게 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