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이 기사를 읽으며 불법 의료행위가 단순히 법적 처벌의 대상을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기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과거 왕진의 추억을 떠올리며 방문진료가 왜 불법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의료 서비스에서 '편의성'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 집까지 의사나 간호사가 와서 주사 한 대 놓아주면 병원 갈 시간도 아끼고 편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러한 편의성 추구가 자칫 생명과 직결된 안전성을 간과하게 만든다는 점이 문제다.
의료법이 의사만 진료할 수 있도록 하고,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 행위를 하도록 제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응급 상황 발생 시 적절한 장비와 인력으로 대응하고, 체계적인 진료 기록을 통해 의료 사고를 예방하며,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기 위함이다. 집에서 간편하게 받는 영양주사 한 방이 자칫 쇼크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을 때, 그곳에 적절한 응급 처치 장비가 있을까? 이런 기본적인 질문조차 불법 의료행위 앞에서는 간과되기 쉽다.
기사를 읽으며 충격적이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간호사의 단독 진료나 주사 투여를 당연하게 여긴다는 점이었다. "은퇴 간호사니까 괜찮다", "정식 간호사면 가능하다"는 식의 온라인 댓글들은 의료 전문성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드러낸다.
의사와 간호사의 역할 구분은 단순한 위계가 아니라 각자의 전문 영역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다. 간호사가 의사의 처방 없이 약물을 투여하는 것은 불법일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약물이나 용량이 투여될 위험을 높인다. 이는 결국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불법 행위가 반복되면서 사회 전반에 "이 정도는 괜찮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는 점이다. 법과 규정이 있어도 사람들이 그것을 무시하고 편의에 따라 행동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건강과 안전으로 돌아온다.
가족이나 지인이 의사라 해도 정식으로 진료했다면 진료기록부를 남겨야 한다는 내용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의료 행위는 반드시 기록으로 남아야 한다.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환자의 병력을 추적하고 의료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며, 향후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불법 의료행위는 단기적으로는 편리해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 첫째, 정식 의료 체계를 우회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거나 음지의 의료 시장을 키운다. 둘째, 의료 사고 발생 시 피해자가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법적 분쟁만 길어진다. 셋째, 사회 전반에 법과 규정을 가볍게 여기는 풍토를 조성한다.
특히 유명인이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불법 의료행위를 이용하는 모습이 알려지면, 일반 대중도 "저 사람도 하는데 나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는 불법 의료행위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결국 누군가는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는 악순환을 만든다.
출처: 연합뉴스
방송인 박나래의 '주사이모' 논란은 최근 가장 주목받은 불법 의료행위 사례다.
문제는 A씨가 국내 의사 면허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한의사협회 조사 결과 A씨는 회원 명단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 심각한 것은 이 과정에서 대리 처방과 비대면 처방이 금지된 향정신성 의약품(클로나제팜)과 전문의약품(트라조돈)이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영양주사 투여를 넘어 전문의약품의 불법 유통까지 의심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16년 경희대학교 재학 중이던 25세 권대희씨가 서울 잠원동의 한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술을 받던 중 의료사고로 과다출혈이 발생해 49일간 중환자실에 입원하다 사망한 사건인 권대희 사망사건이 있다.
이 사건은 7년에 걸친 법적 투쟁 끝에 서울고법이 재정신청을 일부 인용해 무면허 의료행위로 기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사고 병원은 환자가 사망한 후에도 '14년 무사고 자부심' 등의 허위 광고를 하며 영업을 계속했고, 이로 인해 추가로 벌금형을 부과했다.
미국 말리부에서는 자택에서 불법 실리콘 주입 시술을 받은 배우가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무면허로 시술을 한 50대 여성은 2급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여성이 2019년에도 유사한 불법 시술로 20대 여성을 숨지게 한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드러난다.
첫번째로, 처벌의 미약함이다. 100억원이 넘는 환수결정액을 받고도 실제 징수액은 수천만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형사처벌을 받아도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재범률이 높다.
둘째, 뱌복성이다. 한 번 불법 의료행위로 처벌받은 사람이 다시 같은 범죄에 가담하는 비율이 30%가 넘는다. 이는 현행 처벌 수위가 범죄 억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기사와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보며 불법 의료행위가 단순히 몇몇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는것을 알수있다.
의료는 생명과 직결된 영역이다. 권대희씨처럼 성형수술 도중 사망하거나, 불법 시술로 목숨을 잃는 일이 계속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편리해도, 아무리 가깝고 친한 사람이라도, 아무리 비용이 저렴해도, 원칙과 규정은 지켜져야 한다. 그것이 나를, 내 가족을,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앞으로는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 대신, '이것이 정말 안전한가?', '법적으로 문제는 없는가?', '이 사람은 정식 면허가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의료 전문성을 존중하며, 정식 의료 체계를 이용하는 것이 결국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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