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낭만과 자유의 상징이었던 제주살이가 끝나지 않는 미분양의 늪으로 전락했다는 뉴스를 보며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사태는 공급자와 투자자 모두가 관광·단기 임대 수요를 영구적인 정주 및 매수 수요로 철저히 오판한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서울 다음으로 비싼 3.3㎡당 2,600만 원대의 높은 분양가는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와 현지 실거주자의 소득 수준을 무시한 거품이었고, 유행에 기대어 가격 조정을 미룬 대가는 70%가 넘는 준공 후 악성 미분양이라는 차가운 성적표로 돌아왔습니다.
실제로 몇 해 전 제주 읍면 지역에 세컨드하우스를 매입했던 지인의 사례만 보아도 현실은 매서웠습니다. 한 달 살기 열풍이 한창일 때는 공실 걱정이 없었지만, 여행 트렌드가 해외로 분산되고 생활 인프라 부족의 피로감이 겹치자 집은 순식간에 골칫거리로 전락했습니다. 관리비와 대출 이자를 버티지 못해 1억 원 이상 값을 낮춰 내놓았음에도 보러 오는 사람조차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모습은, 기사에 언급된 애월읍 단지의 통째 공매 사태가 결코 과장이 아닌 현실임을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이 뉴스의 핵심은 외지인 수요가 급감했음에도 고분양가를 고수하다 미분양이 사상 처음 3,000가구를 돌파했고, 읍면 지역을 중심으로 단지 통째 공매와 수억 원대 할인 분양이 쏟아져 나오는 구조적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수억 원씩 몸값을 낮춘 지금의 파격 할인 분양 단지들은 과연 장기적 관점에서 매력적인 줍줍의 기회일까요, 아니면 바닥을 알 수 없는 더 깊은 늪의 시작일까요? 은퇴 후 실거주를 고민하는 실수요자라면 인프라 공백과 건설사 부실 위험을 감수하고 지금이라도 진입해야 할지, 아니면 시장의 거품이 완전히 걷히고 분양가가 정상 궤도에 안착할 때까지 현금을 쥐고 지켜보는 것이 맞을지 깊은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