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다른 말을 한 사람
6월 셋째 주 머니투데이 증권부 베스트 리포트 중 가장 화제를 모은 건 유안타증권 김용민 연구원의 현대차 리포트였어요
올해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현대차에 중립 의견을 낸 리포트로 증권가 전체가 주목했어요
중립은 사실상 매도와 비슷한 뉘앙스로 읽히는 경우가 많아서 그 자체로 이례적인 사건이었어요
보스턴다이내믹스라는 이름의 마법
현대차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은 보스턴다이내믹스였어요
젠슨황이 직접 극찬하면서 글로벌 로봇주 랠리가 펼쳐졌고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품은 기업으로서 그 수혜를 톡톡히 누렸어요
시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 가치에 무한한 기대를 얹기 시작했고 주가는 그 기대를 먹으며 올라갔어요
그런데 본업은 어떤가요
김 연구원이 문제를 제기한 지점은 바로 여기였어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재 현대차의 손익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신사업이에요
그런데 시장은 이 신사업의 가치를 본업의 이익에 기반해 계산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어요
완성차 본업의 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인데 주가에는 프리미엄이 계속 얹히고 있다는 거예요
밸류에이션의 구조적 한계
현대차의 세전이익 대부분은 자동차 사업에서 나오지만 금융과 기타 지분법손익 부문을 합치면 지난해 기준 세전이익의 40% 수준을 차지해요
이런 복잡한 수익 구조에 단일 PER 멀티플을 적용하는 건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핵심 논리예요
로봇 기대감으로 완성차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건 결국 오류라는 거예요
그래도 남아있는 상승 트리거
김 연구원이 완전히 비관적인 시각만 제시한 건 아니에요
올 6~7월 소프트뱅크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풋옵션 행사 하반기 예상되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유상증자에서의 제3자 지분투자 그리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현대차그룹 외부 수주를 통한 생산량 가시성 확대를 남아있는 주가 상승 트리거로 제시했어요
50조원짜리 기대에 50% 할인을 얹으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하반기 유상증자 적정가치 예상치인 50조원에 지주사 평균 할인율 50%를 적용해도 본업의 이익 감소와 함께 주가가 오르는 흐름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결론이었어요
기대감이 아무리 커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주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냉정한 시각이에요
혼자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
증권가에서 혼자 다른 의견을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모두가 매수를 외칠 때 중립을 제시하면 틀렸을 때의 리스크도 크지만 맞았을 때의 신뢰는 훨씬 크게 쌓여요
김용민 연구원의 이 리포트가 베스트 리포트로 선정된 이유는 단순히 방향이 달라서가 아니라 논리가 구체적이고 데이터가 탄탄했기 때문이에요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독립적인 분석이 얼마나 귀한지 보여준 사례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