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나라 전체의 빚을 줄이겠다는 큰 목적을 가지고 내놓은 새마을금고 대출 규제 정책은 겉보기에는 나라 경제를 위한 단호한 조치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가계부채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 결국 국가 경제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겠다는 대의명분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보여준 규제 방식이 지나치게 거칠고 정교하지 못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개별 금융기관이 얼마나 안전하게 자금을 관리하고 있는지 대출을 해줄 때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주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전국에 있는 모든 새마을금고를 향해 올해 대출은 작년보다 단 일 원도 늘리지 마라라는 식의 획일적인 규칙을 강제로 적용한 것은 큰 실수이자 수많은 부작용을 낳는 원인이 됩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금고가 가진 총자산은 자그마치 칠 조 이천육백구십삼억 원에 이릅니다 이는 보통의 일반적인 동네 새마을금고들이 가진 평균 자산인 이천이백구십이억 원과 비교했을 때 무려 서른두 배를 넘어서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자산 규모가 이리도 크다면 위험 관리도 철저해야 하는데 놀랍게도 빌려준 돈을 못 받는 비율인 연체율은 단 영점영일퍼센트밖에 되지 않습니
전국의 다른 새마을금고 평균 연체율이 오점영팔퍼센트에 달해 위험 경보가 켜진 상황과 비교하면 삼성전자 금고는 돈을 떼일 걱정이 사실상 전혀 없는 완벽하게 안전한 모범생 은행인 셈입니다
이처럼 완벽한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대출의 내용을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위험성이 높은 부동산 개발 공사 대출이나 무리한 회사 대출은 단 일 퍼센트도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체 대출의 구십팔퍼센트가 소속 직원들에게 빌려준 순수한 가계대출이며 나머지 이퍼센트마저도 통장에 들어있는 예금을 담보로 빌려준 예탁금 담보대출로만 채워져 있습니다 즉 대출해 준 돈이 날아갈 위험이 아예 없으며 철저하게 회사 임직원들의 복지와 안정적인 가계 자금 융통을 위해서만 조심스럽게 운영되어 온 깨끗한 자금이라는 뜻입니다
더욱이 대출을 어디에 썼는지 용도를 살펴보면 대출금의 사십퍼센트는 진짜 가족들과 살 집을 마련하는 주택구입 자금이었고 삼십퍼센트는 전세 집 보증금으로 쓰인 전세자금 대출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체 대출의 칠십퍼센트 이상이 투기를 하려는 돈이 아니라 직장인들이 진짜 몸을 뉘어 살 집을 구하기 위해 신청한 너무나도 착하고 건전한 실수요 목적의 자금이었던 것입니다 임직원들이 성실히 땀 흘려 일해 번 월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기 위해 신청한 지극히 정상적인 대출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무조건 전체 대출 숫자를 동결하라는 일률적인 규제를 내리치면서 삼성전자 금고는 벌어들이는 이익의 구십오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대출 이자수익 기반이 한순간에 통째로 묶여버리는 황당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최근 회사 안에서 임금협상이 잘 타결되면서 내년부터 직원들에게 엄청난 규모의 성과급 보너스가 줄줄이 지급될 예정이기에 모순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보너스의 많은 부분이 주식으로 나오고 당장 팔 수 없게 묶여 있다고는 하지만 수많은 직원이 기존처럼 이 금고를 주거래 월급 통장으로 계속 사용하는 한 엄청난 예금 자산이 금고 안으로 폭포수처럼 밀려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의 원래 원리대로라면 이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모을 수 있는 예금 돈이 잔뜩 들어올 때 그 돈을 바탕으로 다른 직원들에게 안전하게 대출을 더 해주면서 이자를 받아 이익을 내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대출을 절대 늘리지 마라라고 대못을 박아버리는 바람에 금고는 밀려드는 돈을 눈앞에 두고도 자금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고 내부에 그대로 쌓아두어야만 하는 기형적인 압박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미 대출 관리를 못 한 다른 부실 금고들이 지난 사 월까지 벌써 이 조 오천억 원이나 대출을 늘려버리는 사고를 치는 바람에 내년에도 대출 제한 벌칙을 받는 것이 확실시되는 분위기 속에서 삼성전자 금고는 억울하게 손발이 묶이게 되었습니다
작은 중소기업에 다닐 때나 혼자 독립해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할 당시 제가 경험했던 시중은행들의 문턱은 그야말로 거대한 성벽과도 같았습니다 안정적인 대기업의 간판이나 재직증명서 한 장만 있으면 신용대출이든 주택담보대출이든 아주 쉽게 한도가 척척 나오던 대기업 친구들과 달리 저처럼 소규모 사업장 종사자나 프리랜서들은 전세 자금을 마련하려 해도 은행 창구에서 온갖 까다로운 서류 보완 요구를 받으며 차가운 거절을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가장 간절하게 바랐던 것은 우리 회사에도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해주고 정당하게 집 마련할 자금을 저리로 빌려줄 수 있는 사내 새마을금고 같은 든든한 금융 울타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점이었습니다 직원의 월급 상태와 돈 갚을 능력을 회사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기에 돈을 떼일 위험을 아예 차단하면서 오직 직원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 구입 자금과 전세 자금을 안전하게 공급해 주는 직장 금고의 존재는 저 같은 사람들에게는 꿈에서나 보던 최고의 복지였습니다
이 기사를 읽으며 삼십대 중반인 저의 현재 라이프스타일과 재무적 목표가 오버랩되면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깊은 고민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핵심 요약
독보적인 규모와 안전성을 지닌 초대형 직장 금고
삼성전자 새마을금고는 전체 임직원의 칠십퍼센트가 월급 통장으로 사용하는 아주 큰 직장 금고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규모는 무려 칠 조 이천육백구십삼억 원으로 일반적인 동네 새마을금고 평균치인 이천이백구십이억 원의 약 서른두 배에 달합니다 더욱이 빌려준 돈을 못 받는 비율인 연체율은 단 영점영일퍼센트 수준으로 전국 평균인 오점영팔퍼센트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극도로 안전하고 탄탄한 재무 상태를 자랑합니다
대규모 보너스 호재와 예금 자산의 증가
최근 회사 안에서 임금협상이 잘 마무리되면서 내년부터 대기업 임직원들은 엄청난 규모의 성과급 보너스를 받게 되었습니다 비록 보너스의 많은 부분이 주식으로 지급되고 당장 팔 수 없다는 제한 조건이 붙어 있기는 하지만 대규모 자금이 급여 통장으로 밀려 들어오면서 금고 안에 쌓이는 예금 자금과 대출해 줄 수 있는 여력 자체는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정부의 획일적인 대출 금지령 압박
금융당국이 나라의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는 목표로 올해 전체 새마을금고를 대상으로 대출을 작년보다 단 일 원도 늘리지 마라라는 강력한 목표치를 제시하면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미 지난 사 월까지 다른 동네 부실 금고들이 대출을 이 조 오천억 원이나 크게 늘려버리는 바람에 올해 목표 달성은 실패했고 내년까지 대출 제한 벌칙을 받는 것이 확실해지면서 우량한 직장 금고들까지 대출을 늘리지 못하게 막혀버렸습니다
대출 종류의 한계와 실적 타격 유발
삼성전자 금고는 채권의 구십팔퍼센트가 직원들에게 빌려준 순수 가계대출이며 나머지 이퍼센트 역시 예금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로 구성되어 있어 위험한 부동산 공사 대출이나 기업 대출은 일체 하지 않습니다 대출의 사십퍼센트는 주택 구입 삼십퍼센트는 전세 자금 등 진짜 살 집을 구하는 실수요 중심인데 영업수익의 구십오퍼센트 이상을 대출 이자수익에만 의존하는 구조여서 이번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에 향후 회사의 이익이 크게 줄어들 위기에 처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태는 우량 금융기관 Corporate Financial Entity 과 부실 금융기관의 체질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인 수치만을 강제하는 탁상행정식 금융 규제가 가져온 대표적인 부작용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