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전현무의 카자흐스탄 즉흥여행을 두고 제작진이 결국 입장을 바꿨네요. 처음에는 촬영 지원이나 협찬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금전적 지원은 없었지만 알마티시 관광청으로부터 행정 절차와 현장 진행에 필요한 촬영 협조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솔직히 기사 보면서 저는 금전 지원을 받았느냐 아니냐보다 처음에 왜 없다고 했느냐가 더 중요해 보였어요.
알마티시 측에서는 이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촬영이 관광국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고 소개했는데, 국내 제작진은 처음에 지원이나 협찬이 없었다고 전면 부인했잖아요. 그러다가 논란이 커지니까 이제 와서 "금전적 협찬은 없었지만 행정적·현장 협조는 받았다"고 설명하는 건 아무리 좋게 봐도 처음 해명이 너무 부정확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행정적인 촬영 협조와 제작비 지원은 분명 다른 개념이죠. 해외에서 촬영하려면 현지 기관의 허가나 행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그 자체를 무조건 협찬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논란의 핵심은 전현무의 여행이 정말 방송에서 보여준 것처럼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진행됐느냐는 거였잖아요.
공항에서 목적지를 정하고, 현지에서 렌터카를 구하고, 숙소까지 잡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은 말 그대로 "진짜 아무 계획 없이 떠난 여행"이라고 받아들였을 텐데요. 그런데 이후 현지 관광청의 촬영 협조 사실이 나오고, 해외에서 운전하려면 필요한 서류 문제까지 알려지면서 방송에서 보여준 즉흥성이 실제 상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의문이 생긴 거고요.
특히 예능은 어느 정도 연출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걸 시청자들도 다 압니다. 방송을 있는 그대로의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요. 그런데 그렇다면 더더욱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디까지가 방송을 위한 연출인지 제작진이 솔직하게 설명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여행 일정 자체는 즉흥적으로 진행했지만 해외 촬영에 필요한 현지 행정 및 촬영 협조는 받았다"고 했다면 이렇게까지 논란이 커졌을까 싶어요.
오히려 지금처럼 처음에는 "아무런 지원이 없었다"고 했다가 며칠 뒤 "금전 지원은 없었지만 협조는 받았다"고 정정하니까 시청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다른 부분도 의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해명은 논란이 커지기 전에 정확하게 해야지, 하나씩 사실이 추가로 드러날 때마다 말을 바꾸는 방식이면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죠.
그리고 저는 이번 일을 단순히 전현무 개인의 여행 문제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즉흥', '리얼', '무계획' 같은 콘셉트를 강조할수록 시청자들은 그 상황이 실제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제작진이 방송의 재미를 위해 어느 정도 연출하는 건 이해합니다. 다만 재미를 위해 만들어낸 설정이라면 그만큼 시청자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설명도 깔끔하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돈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 하나만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처음 해명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와 방송에서 강조했던 '즉흥 여행'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를 제대로 설명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