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포장재로 세상을 놀라게한다

해조류로 플라스틱을 대체하겠다는 발칙한 도전이 시작된 사연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나면 늘 남는 것이 있어요
바로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 포장재예요


분리수거함에 넣어도 실제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생각보다 낮다고 해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르게 풀어보겠다며 나선 영국 런던의 스타트업이 있는데요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아요
낫플라 즉 플라스틱이 아니다라는 뜻이에요


2014년 설립된 이 회사는 해조류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포장재를 만들고 있어요
심지어 일부 제품은 먹을 수도 있다고 하니 처음 들으면 다들 의아해해요


포장재를 다 먹어버리는 시대라니 상상이 잘 안 되실 거예요


그런데 이 상상이 이미 현실이 되어 유럽 곳곳의 축구 경기장과 마라톤 대회 현장에서 쓰이고 있어요


지금부터 이 독특한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드릴게요

 

 

로레알 엔지니어가 회사를 그만두고 시작한 인생 이모작

 

낫플라를 만든 두 사람은 피에르 파슬리에와 로드리고 가르시아 곤살레스예요
피에르는 프랑스 출신 엔지니어로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로레알에서 제품 포장을 담당하는 일을 했어요
매일 화장품 용기를 개발하는 업무를 하면서 그는 이상한 죄책감을 느꼈다고 해요


자신이 만드는 용기가 결국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쌓여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더 혁신적이고 긍정적인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그는 결국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해요
그리고 향한 곳이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이었어요


그곳에서 혁신 디자인 엔지니어링이라는 융합 학과에 진학했는데 이 학과는 임페리얼칼리지런던과 왕립예술대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이었어요
바로 이 학교에서 또 한 명의 공동 창업자인 로드리고를 만나게 돼요


로드리고는 원래 건축을 전공한 사람이었는데 폐플라스틱 병을 모아서 설치미술 작품을 만드는 독특한 작업을 해온 이력이 있어요


두 사람 모두 플라스틱이 지구를 오염시키는 방식에 진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2013년 무렵 학교 안 작은 주방에서 함께 실험을 시작한 것이 훗날 낫플라라는 거대한 브랜드로 이어지게 돼요


재미있는 점은 회사의 최초 이름이 낫플라가 아니었다는 사실이에요


뉴질랜드 여행에서 물수제비를 뜨던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스키핑 록스 랩이라는 이름을 먼저 지었다고 해요

 

돌을 날게 만든다는 발상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내겠다는 자신들의 목표와 닮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이후 2019년이 되어서야 지금의 브랜드명인 낫플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됩니다

먹는 포장재로 세상을 놀라게한다

 

먹는 포장재로 세상을 놀라게한다

 

오렌지 껍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발칙한 발상의 전환

두 사람이 처음 품었던 질문은 아주 단순했어요
자연이 만든 최고의 포장재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이었죠


그 답은 바로 과일이었어요
오렌지 껍질이나 바나나 껍질을 떠올려 보면 그 안의 과육을 완벽하게 보호하면서도 다 먹고 버리면 자연스럽게 분해가 돼요

 

이 원리를 인공적으로 재현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발상에서 연구가 시작됐어요


수많은 천연 재료를 실험하던 두 사람은 결국 해조류에 주목하게 됩니다
해조류는 전체 성분의 약 20%가 젤라틴질로 이루어져 있어서 이를 추출하면 얇고 유연한 막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그런데 이 막으로 액체를 어떻게 감쌀 것인가 하는 기술적 난제가 남아 있었어요
여기서 아이디어를 준 것이 뜻밖에도 요리였다고 해요
분자 요리로 유명한 스페인 셰프 페란 아드리아가 개발한 가짜 캐비어라는 조리법이 있는데 이 기법은 액체 방울을 얇은 막으로 감싸는 원리를 이용해요

 


계란 노른자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이 원리를 응용해서 해조류 젤라틴으로 만든 막 안에 물을 담아내는 데 성공한 제품이 바로 오호예요
오호는 스페인어로 놀라움을 표현하는 감탄사인데 이 캡슐을 처음 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오호라고 외쳤다는 데서 이름을 따왔다고 해요

 


말랑말랑한 물풍선처럼 생긴 이 캡슐은 입안에 통째로 넣어서 씹어 먹을 수도 있고 포장재만 살짝 뱉어낼 수도 있어요

 

먹는 포장재로 세상을 놀라게한다

 

2019년 런던마라톤에서 전 세계가 주목한 순간

아이디어는 훌륭했지만 실제로 대중 앞에서 검증받는 순간이 필요했어요
그 기회가 2019년 런던마라톤이었어요


마라톤 대회에서는 러너들이 달리면서 물이나 스포츠 음료를 마시고 난 뒤 플라스틱 병이나 컵을 아무 데나 버리는 일이 흔하게 벌어져요


대회가 끝나고 나면 도로 곳곳에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이는 장면을 뉴스에서 본 적이 있으실 거예요


낫플라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해서 오렌지맛 스포츠 음료를 담은 오호 캡슐을 마라톤 급수대에 배치했어요


러너들은 달리면서 캡슐을 입에 넣고 음료를 삼킨 뒤 남은 막을 그대로 씹어 먹거나 근처에 버리면 몇 주 안에 자연 분해가 되는 방식이었어요


이 장면은 당시 여러 매체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뤄졌고 낫플라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대중에게 각인되는 계기가 됐어요


포장재까지 함께 사라지는 마라톤이라는 콘셉트는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서 제품이 실제로 야외 환경에서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한 사건이었어요
이후 낫플라는 러너용 에너지젤 파우치 등 스포츠 산업을 겨냥한 소형 포장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어요


큰 무대에서의 성공적인 데뷔가 이후 투자 유치와 대기업 파트너십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됐다고 볼 수 있어요

 

먹는 포장재로 세상을 놀라게한다

 

윌리엄 왕세자가 직접 시상한 어스샷 상의 의미

 

2022년은 낫플라에게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된 해예요


영국 윌리엄 왕세자가 만든 환경상인 어스샷 상을 수상했기 때문이에요
어스샷 상은 2020년 윌리엄 왕세자와 자연다큐멘터리로 유명한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함께 만든 상으로 지구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가들을 매년 다섯 개 부문에서 선정해 각각 1백만 파운드를 지원하는 프로젝트예요


케네디 대통령이 내걸었던 문샷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해요
심사위원단 면면도 화려한데 데이비드 애튼버러를 비롯해 배우 케이트 블란쳇 가수 샤키라 요르단의 라니아 왕비 등이 참여했어요

 


낫플라는 2022년 12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폐기물 없는 세상 만들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어요
왕세자로부터 직접 상을 받는 장면은 전 세계 언론에 크게 보도됐고 회사의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렸어요
흥미로운 후일담도 있는데 윌리엄 왕세자가 이후 런던 해크니에 있는 낫플라 본사를 직접 방문했다고 해요

 


연구실과 생산 현장을 둘러보며 제품에 큰 관심을 보였고 심지어 잠재 투자자와 파트너사를 만나는 자리에서 낫플라를 직접 추천하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요


공동 창업자인 로드리고는 왕세자가 회사가 하려는 일을 정말로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어요


왕실이 관심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는 타이틀은 그 자체로 강력한 신뢰의 상징이 됐다고 볼 수 있어요

 

 

패션 거장 톰 포드까지 반한 지속가능성의 힘

낫플라가 받은 상은 어스샷 상뿐만이 아니에요
2023년에는 톰 포드 플라스틱 이노베이션 프라이즈에서 그랜드 프라이즈를 수상했어요


이 상은 패션 디자이너 톰 포드가 제정한 상으로 화장품과 패션 업계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혁신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120만 달러 규모의 상금이 걸린 큰 상이었는데 낫플라가 이 상을 받으면서 포장재 분야를 넘어 뷰티와 패션 업계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공동 창업자 피에르가 과거 로레알에서 근무했던 이력을 생각하면 참 의미심장한 수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화장품 업계에서 느꼈던 문제의식을 갖고 회사를 떠났던 그가 시간이 흘러 화장품 업계로부터 혁신을 인정받는 상을 받게 된 셈이니까요


이 상금은 화장품 용기나 향수병처럼 정교한 소형 포장재를 개발하는 연구비로 쓰이고 있다고 해요
현재 낫플라는 세제 용기 욕실용품 용기뿐 아니라 화장품 용기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계획을 갖고 있어요
소비재 산업 전반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로 자리 잡으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있는 셈이에요

먹는 포장재로 세상을 놀라게한다

 

물방울 캡슐 하나로 끝나지 않는 다채로운 제품 라인업

낫플라 하면 오호라는 물방울 캡슐만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로는 훨씬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어요
가장 먼저 소개할 것은 코팅 기술이에요
기존 종이 식품 용기는 기름이나 물기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 안쪽에 얇은 플라스틱 막을 코팅하는데 이 코팅막이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주범이었어요


낫플라는 이 플라스틱 코팅을 해조류 젤라틴 코팅으로 대체했어요


이렇게 만든 테이크아웃 박스는 4주에서 6주 사이에 퇴비로 완전히 분해될 수 있다고 해요


두 번째로 눈에 띄는 것은 단단한 식기와 용기 제품이에요
해조류에서 젤라틴을 추출하고 남은 섬유질 부산물을 원료로 쓰는데 이 섬유질을 녹여서 틀에 부어 굳히면 숟가락이나 포크 같은 단단한 식기가 만들어져요


놀라운 점은 기존 플라스틱 식기를 생산하던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부분이에요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설비 교체 없이 원료만 바꾸면 되니 도입 장벽이 낮은 셈이에요

 

올해 들어서는 아이스크림 스푼 제품도 새롭게 출시했다고 해요
세 번째는 종이 제품이에요
비영리 환경단체 캐노피와 협업해 개발한 해조류 종이는 부산물 함량이 30%에 달하는데 나무를 베지 않고도 종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어요


낫플라 측 설명에 따르면 해조류 부산물 1톤을 종이 원료로 쓰면 나무 4톤을 베지 않아도 된다고 해요
이 밖에도 케첩이나 소스류를 담는 소형 사쉐 화장품용 파이펫 파스타나 올리브유 향신료 등 건조하거나 기름진 식품을 감싸는 필름까지 제품군이 계속 확장되고 있어요

 

먹는 포장재로 세상을 놀라게한다

 

세계적인 스타디움과 대기업들이 낫플라를 선택한 이유

기술이 아무리 훌륭해도 실제로 시장에서 채택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죠
그런 면에서 낫플라의 실적은 상당히 인상적이에요


현재 유럽 10개국 시장에서 낫플라의 소재가 실제로 쓰이고 있다고 해요


글로벌 케이터링 기업 컴퍼스 그룹 스포츠용품 기업 데카트론 배달앱 기업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닷컴 등이 낫플라의 주요 고객사예요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유럽의 유명 스포츠 경기장들이에요


아스톤빌라의 홈구장 빌라파크 런던의 대형 공연장 오투 아레나 유벤투스의 홈구장 알리안츠 스타디움 그리고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까지 낫플라의 포장재를 도입해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고 있어요


2024년에는 영국과 아일랜드 최대 스포츠 이벤트 케이터링 기업인 레비 유케이 아이랜드와도 대형 파트너십을 맺었는데 이 계약을 성사시키는 과정에 윌리엄 왕세자가 직접 힘을 보탰다는 후일담이 전해지기도 했어요
설립 후 지금까지 낫플라는 유럽 전역에서 1천 6백만 개가 넘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자사 소재로 대체했다고 밝히고 있어요

 

 


회사는 앞으로 2년 안에 연간 대체량을 1억 개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2030년까지는 이 숫자를 연간 10억 개까지 늘리겠다는 장기 비전도 제시했어요
숫자만 놓고 보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그 증가 속도만큼은 상당히 가파른 편이에요

 

먹는 포장재로 세상을 놀라게한다

 

투자자들의 지갑을 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낫플라의 성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투자 유치 성과예요


2021년 낫플라는 1천만 파운드 규모의 시리즈 에이 투자를 유치했어요


당시 환율로 약 1천 2백 5십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어요
이 자금은 코팅 기술의 상업화와 필름 페이퍼 등 신규 제품 산업화에 집중적으로 투입됐다고 해요
그리고 2024년 하반기 낫플라는 훨씬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성사시켜요


시리즈 에이 플러스 라운드를 통해 2천만 파운드 그러니까 약 2천 5백만 달러 이상을 조달한 거예요
당초 목표했던 금액을 두 배 가까이 초과 달성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어요


경기 침체 우려가 컸던 시기였는데도 이런 성과를 냈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낫플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이 라운드는 유비 포레스트 인더스트리 그린 그로스 펀드가 주도했고 테마섹 트러스트의 임팩트 투자 기구인 캐털리틱 캐피털 포 클라이밋 앤드 헬스 그리고 호라이즌스 벤처스와 아스타노어 벤처스 등이 참여했어요


이번 투자금은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능력 확대에 집중적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해요


지금까지 지속가능 포장 스타트업들이 유럽에서 유치한 투자금은 지난해 기준 약 2억 2천 1백만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어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고 해요

 

낫플라의 이번 라운드는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딜로 평가받고 있어요

 

 

해조류라는 소재가 가진 과학적으로 놀라운 강점들

낫플라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사업 성과 때문만은 아니에요


해조류라는 원료 자체가 갖고 있는 특성이 상당히 매력적이에요


먼저 성장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르다는 점이에요

 


일부 해조류 종은 하루에 최대 1미터씩 자란다고 알려져 있어요
나무 한 그루가 자라는 데 수십 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재생산 속도예요


두 번째는 탄소 흡수 능력이에요
해조류는 광합성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그 능력이 육상 나무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어요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토지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콩이나 옥수수처럼 바이오플라스틱 원료로 흔히 쓰이는 작물들은 결국 농경지를 필요로 하고 이는 식량 작물과 땅을 두고 경쟁하는 문제를 일으켜요


반면 해조류는 바다에서 자라기 때문에 담수도 필요 없고 비료도 필요 없으며 식량 생산과 충돌하지도 않아요
낫플라 측 설명에 따르면 자사 해조류 기반 소재는 기존 플라스틱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70%까지 낮출 수 있다고 해요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만 약 250톤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냈다는 자체 집계도 있어요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 가운데 포장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포장재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환경적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와요

 

먹는 포장재로 세상을 놀라게한다

 

낫플라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다 해조류 소재 경쟁 구도

흥미롭게도 해조류를 활용한 포장재 개발에 뛰어든 곳이 낫플라 하나만은 아니에요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웨이라는 스타트업도 해조류 기반 필름 소재를 개발하고 있고 스코틀랜드의 오셔니엄 노르웨이 오슬로의 비제오스 그리고 미국 뉴욕의 롤리웨어 같은 기업들도 비슷한 영역에서 경쟁하고 있어요
이런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는 것 자체가 이 시장이 더는 소수 몽상가들의 실험이 아니라 실제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어요

 


각국의 플라스틱 규제 강화도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어요
유럽연합의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이라는 규제가 있는데 이 지침은 화학적으로 변형되지 않은 천연 고분자 소재를 예외로 인정해줘요


낫플라의 소재는 해조류에서 온 천연 고분자이면서 화학적 변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이 지침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는 몇 안 되는 사례로 꼽혀요

 


실제로 2023년 네덜란드 정부는 낫플라의 식품용 코팅재를 이 지침 기준을 만족하는 유일한 플라스틱 프리 솔루션으로 공식 인정했다고 해요

규제 환경이 이렇게 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는 점은 후발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낫플라가 갖는 상당한 강점이라고 볼 수 있어요

 

 

모교로 돌아간 낫플라 순환의 완성이라는 상징성

또 하나 인상적인 소식은 최근 낫플라가 자신들의 출발점이었던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캠퍼스로 돌아갔다는 이야기예요


학교 안 식음료 매장에서 이제 낫플라의 해조류 기반 테이크아웃 용기가 실제로 쓰이고 있다고 해요
학생 시절 작은 주방에서 물방울 하나를 만들어보겠다고 실험하던 두 사람이 이제는 자신들이 공부했던 캠퍼스에 실제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거예요


이런 스토리는 단순한 미담을 넘어서 스타트업이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실제 산업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창업자들은 인터뷰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배경 덕분에 소비자 중심적인 관점에서 포장재 문제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밝힌 적이 있어요


공학적 지식이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했어요
디자인과 공학이라는 서로 다른 두 배경이 만나 시너지를 낸 사례로도 자주 언급되는 이유예요

 

 

필자가 바라본 낫플라의 진짜 가능성과 남은 숙제

여기까지 낫플라의 이야기를 살펴봤는데요 이제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 덧붙여볼게요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창업자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었어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좋게 만드는 방향이 아니라 아예 플라스틱이라는 존재 자체를 없애버리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재활용은 결국 소비자의 분리배출 습관이나 지자체의 처리 시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는데 낫플라는 애초에 그런 인프라 자체가 필요 없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냉정하게 짚어봐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어요


해조류 소재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약점이 있는데 바로 유통기한이 짧고 소재 자체가 상당히 예민하다는 점이에요


플라스틱처럼 몇 년씩 보관해도 멀쩡한 소재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이 부분은 대량 생산과 장거리 유통이 필수적인 글로벌 소비재 시장에서 여전히 넘어야 할 산으로 보여요
또한 가격 경쟁력도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에요


초기 단계 친환경 소재는 대부분 기존 플라스틱보다 단가가 높은 경우가 많은데 대량 생산 체계가 갖춰지지 않으면 이 가격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낫플라가 스타디움이나 대형 케이터링 기업처럼 대량 소비가 이뤄지는 현장을 먼저 공략한 전략은 상당히 영리했다고 평가하고 싶어요


소량으로 시작해서 상징성을 확보한 다음 점차 대량 생산 체계로 확장해가는 순서를 밟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투자 업계에서도 이런 성장 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연이어 투자금을 태우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한국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

한국은 배달음식 문화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발달한 곳이에요


그만큼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소비량도 상당히 많은 편이죠
만약 낫플라 같은 해조류 기반 소재가 국내에 본격 도입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지 상상해보게 돼요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해조류 양식 산업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달해 있는 나라이기도 해요

 


원료 조달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유럽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도 볼 수 있어요


실제로 국내에서도 해조류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 연구가 여러 대학과 스타트업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다만 낫플라처럼 왕실이나 유명 시상식 같은 강력한 홍보 채널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그렇다면 결국 실제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될 거예요


스포츠 경기장이나 대형 급식 사업장처럼 대량으로 일회용품이 소비되는 현장부터 시범 도입을 해보는 전략이 국내에서도 유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낫플라의 다음 행보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낫플라는 단순히 아이디어 하나로 반짝 주목받고 사라진 스타트업이 아니에요


2014년 설립 이후 10년 넘게 꾸준히 제품군을 넓히고 투자를 유치하고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파트너십을 쌓아온 회사예요
왕실의 관심과 세계적인 시상식 수상이라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해조류 젤라틴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대량 추출할지 어떻게 기존 생산 설비와 호환되도록 설계할지를 고민한 엔지니어들의 지난한 시행착오가 숨어 있었을 거예요

 


회사가 내건 목표처럼 정말로 2030년까지 연간 10억 개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부분이에요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장 속도와 투자 유치 성과 그리고 세계적인 브랜드들과의 협업 사례를 보면 단순한 몽상만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어요


포장재를 다 먹어버리거나 그냥 땅에 묻어도 되는 세상이라는 것이 이제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느껴져요

 

 

다음에 마라톤 대회나 축구 경기장에 갈 일이 있다면 혹시 낫플라의 제품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 유심히 살펴보시길 바라요


앞으로 낫플라가 미국 시장에서는 또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그리고 화장품이나 가전 포장 시장까지 정말로 영역을 넓힐 수 있을지 계속 관심 있게 지켜보려고 해요

 

 

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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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듐
    미래에는 정말 다양한 먹거리들이 나오네요
  • 프로필 이미지
    봄바람
    미래에는 먹는걸로 걱정없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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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쟈수#JB5f
    대중화되면 진짜 먹거리 물가 떨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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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돌이#Phhh
    진짜 몇년후에는 대중화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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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멘탈#Prcp
    환경에 좋은 기술 발전들 신기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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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듯듯#bOj5
    재활용을 넘어서 먹거리라니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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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임
    먹거리는 미래에도 문제가 없겠네요
  • 프로필 이미지
    콩나물#ovSs
    포장재를 먹는다니 진짜 다이나믹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