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증상을 개선했다는 ‘심부 경부 림프-정맥 문합술(dcLVA)’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수술은 목 깊숙한 곳의 림프관과 정맥을 연결해 뇌에서 발생한 노폐물이 빠져나갈 수 있는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주는 방식입니다. 뇌에 쌓이는 아밀로이드베타나 타우 같은 물질을 더 원활하게 배출하면 치매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처음에는 우연한 사례에서 시작됐습니다. 개발자인 중국의 미세외과 전문의 셰칭핑 박사가 이명 환자를 수술하다 림프관을 우회 연결했고, 환자의 인지 능력까지 좋아지는 모습을 발견하면서 연구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이후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수술을 시행했고, 수술을 받은 환자가 가족을 알아보고 걷거나 대화를 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중국에서는 ‘기적의 수술’, ‘기억 회복 수술’이라는 이름으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일부 환자들은 2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4천만원이 넘는 비용을 내고 수술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아직 이 수술이 알츠하이머병 자체를 억제하거나 치료한다고 입증된 단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서 인지기능이나 독성 단백질 수치가 개선되는 경향은 관찰됐지만, 효과가 크지 않은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 그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감염이나 출혈, 신경 손상 같은 수술 자체의 위험도 존재합니다.
특히 과학자들이 가장 의문을 갖는 부분은 알츠하이머는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는 질환인데 수술 직후 인지기능이 빠르게 좋아지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실제로 효과가 질병의 진행을 막은 결과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기능 개선인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 중국 당국도 지난해부터 윤리위원회 승인을 받은 공식 임상시험을 제외하고는 시술을 금지했습니다. 현재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 미국,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도 소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제대로 된 연구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