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가 스위스 로카르노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눈 둘 데가 없네’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습니다. 홍상수 감독 역시 감독상을 비롯해 수상하면서 두 사람이 만든 영화가 이번 영화제에서 3관왕에 올랐는데요. 배우로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자체는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수상 소감을 보면서 저는 조금 불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에게 여러 차례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지금 아가랑 같이 있다”고 아들을 직접 언급한 부분이 그랬어요.
두 사람의 사생활을 무조건 비난하고 싶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공개됐고, 지난해 아이까지 태어난 상황이니 이제 와서 그 사실 자체를 새삼스럽게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고 봐요. 다만 공적인 영화제 수상 소감에서 굳이 자신들의 관계와 아이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모습은 보는 사람에 따라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될 당시부터 기존 가정과 관련된 논란이 있었던 만큼, 대중이 이를 아무런 거리감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본인들에게는 시간이 지나 자연스러운 가족의 모습이 됐을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나 여전히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라면 오히려 이번 자리에서는 배우로서 작품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만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받은 상은 김민희가 배우로서 받은 최우수 연기상이잖아요. 그렇다면 영화에 참여한 동료들과 감독에게 감사하고, 연기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 것 같아요.
홍상수 감독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한 번 정도라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마지막까지 다시 “감독님 감사합니다”라고 강조하고 아들까지 언급하니 결국 수상 소감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가 중심에 놓인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김민희가 자신의 가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선택한 관계에 대한 대중의 시선까지 바뀌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과거의 논란이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들은 성인이 된 두 사람의 선택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아이에 대한 언급이나 노출은 더욱 신중했으면 좋겠어요. 부모의 관계 때문에 아이까지 대중의 관심과 평가를 받게 되는 상황은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김민희의 연기력과 작품에 대한 평가는 별개로 충분히 인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상까지 받은 만큼, 배우로서의 성취는 성취대로 봐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사적인 선택에 대한 비판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