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한 해병대 부대에서 A병사가 7㎞ 구보 도중 체온 40.6도까지 올라 쓰러졌고 열사병과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A병사는 외부 병원에서 약 12일간 치료를 받은 뒤 복귀했지만 일주일 만에 폭염 중대경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대대훈련 참여를 요구받았습니다.
A병사는 외부 활동과 훈련을 자제하라는 의료진 소견서를 제출했지만 가족 측은 중대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엄살 피우지 말라”며 훈련을 강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훈련 중 어지러움과 구토 증상까지 나타났지만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 횡문근융해증이 재발해 다시 치료를 받게 됐습니다.
해병대는 현재 발병 경위와 환자 관리 및 훈련 참여 과정의 적절성을 조사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사는 정말 읽는 내내 화가 납니다. 체온이 40.6도까지 올라가 쓰러졌고 열사병과 횡문근융해증 진단까지 받은 사람에게 “엄살 피우지 말라”고 했다니, 대체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면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군인이라는 이유로 힘든 훈련을 견뎌야 한다는 것과 이미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 사람을 위험한 환경에 다시 밀어 넣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더 황당한 건 A병사가 단순히 “힘들어서 훈련하기 싫다”고 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의료진이 외부 활동과 훈련을 자제하라는 소견까지 적어줬고, 본인도 다리가 아프고 체력이 따라가지 않는다고 알렸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폭염 중대경보가 내려진 날 훈련에 참여시켰다면, 이건 단순한 훈련 강도의 문제가 아니라 병사의 안전을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라고 봅니다.
특히 이미 과거 군 훈련 과정에서 횡문근융해증과 관련된 안타까운 사망 사례가 있었는데도 비슷한 위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너무 답답합니다. 군대에서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지켜야 할 건 사람의 생명과 건강 아닐까요? 아프다고 말하는 병사를 나약하다고 몰아붙이고, 의료진의 소견마저 무시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면 아무리 좋은 안전대책을 만들어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가족 측은 현재 신장 기능 악화로 투석까지 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처음 쓰러졌을 때 제대로 회복할 시간을 줬다면, 최소한 두 번째 악화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너무 안타깝습니다. 물론 실제로 누가 어떤 판단을 했고 어떤 조치가 적절했는지는 현재 진행 중인 조사에서 정확하게 밝혀져야 합니다. 하지만 만약 의료진의 소견을 알고도 훈련을 강행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봅니다.
군대는 병사의 몸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충성심을 증명하게 하는 곳이어서는 안 됩니다. 훈련을 견디는 것과 위험 신호를 무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남들도 다 했는데 너만 왜 못하냐”는 식의 낡은 사고방식 때문에 또다시 누군가의 건강과 인생이 망가져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