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오쿠노시마라는 섬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곳은 수백 마리의 토끼가 살고 있어서 토끼섬으로 아주 유명한 곳인데, 최근 이 섬의 생태계를 다룬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수많은 관광객이 토끼를 보기 위해 방문하지만, 인간의 선의가 오히려 섬의 자연환경을 크게 뒤흔들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에요.
일본 후쿠시마대의 가네코 신고 교수 연구진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이 섬의 토끼들은 스스로 자생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방사되고 유기되면서 형성된 개체군이라고 해요. 유전자 분석을 해보니 과거부터 지속해서 토끼를 내버려 둔 흔적이 발견되었고, 개체 수 자체가 관광객의 숫자와 밀접하게 연동되고 있었어요. 섬의 자연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 토끼가 늘어나다 보니, 식물이 집중적으로 사라져 토끼들이 독성 식물까지 먹는 심각한 먹이 부족 현상이 나타났어요. 실제로 섬의 풀은 200마리 안팎만 먹일 수 있는 양인데, 관광객들이 가져온 먹이가 수십 톤에 달해 인간이 억지로 개체 수를 유지 시키는 꼴이 되었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인간의 개입이 섬에 사는 멧돼지나 까마귀 같은 다른 야생동물의 행동까지 바꾸어 놓았다는 점이에요. 관광객이 흘리거나 준 먹이를 먹기 위해 멧돼지들이 페리 터미널 시간에 맞춰 나타나기도 하고, 심지어는 비정상적으로 밀도가 높아진 토끼를 직접 사냥하는 모습까지 목격되었어요. 원래 멧돼지는 살아있는 동물을 적극적으로 사냥하는 종이 아닌데도 생태계가 왜곡되면서 이런 특이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