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폭염, 조금만 버티려다가 사망 - 온열질환 조심하세요!

(안성=뉴스1) 김영운 기자 = 전국적으로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31일 경기 안성시 농협안성팜랜드에서 무더위에 지친 해바라기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6.7.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안성=뉴스1) 김영운 기자

 

2026년 8월의 첫날, 제가 있는 이곳 화성시의 창밖 풍경은 이글거리는 아지랑이로 가득 차 마치 거대한 한증막을 방불케 합니다. 숨이 턱턱 막히는 열기 속에서 에어컨 바람에 의지해 뉴스를 살피던 중,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기사 하나를 마주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해바라기마저 태양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할 정도로 맹렬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조금만 더 버티자"는 다짐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료진의 절박한 경고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더위는 단순한 계절적 변화가 아니라 생명을 직접적으로 타격하는 '기후 재난'입니다. 질병관리청의 집계에 따르면, 전날인 30일 기준으로 올해 온열질환자는 벌써 1,638명에 달하며, 그중 12명이나 목숨을 잃는 참담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습니다. 더 끔찍한 것은 이 추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통계를 보면, 지난해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4,460명으로 2024년의 3,704명보다 무려 20%나 급증했습니다. 폭염이 해를 거듭할수록 길어지고 강력해지면서, 그로 인한 건강 피해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 서늘한 현실입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31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장 상인이 흐르는 땀을 닦고 있다. 2026.07.31.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 무자비한 폭염 앞에서의 '안일함'입니다. 김정윤 고려대구로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온열질환은 두통이나 어지럼증, 메스꺼움, 근육경련, 심한 피로감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바로 이 점이 가장 치명적인 함정입니다. 증상이 경미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를 단순히 '더위를 먹은 것'으로 가볍게 여기거나, '하던 일만 마저 끝내고 쉬어야지'라며 미련하게 증상을 참고 버티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인내심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기계가 아닙니다. 뜨거운 환경에 지속적으로 머무르게 되면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지게 됩니다. 과도한 열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이 급성질환들은 크게 열탈진, 열경련, 열사병 등으로 나뉩니다. 심한 땀 분비로 인한 탈수와 전해질 소실로 발생하는 열탈진은 피로감, 현기증, 오심, 저혈압을 유발하고, 체내 염분 손실은 팔다리와 복부 근육에 고통스러운 열경련을 일으킵니다. 이를 방치하여 열탈진이 악화되면 뇌의 체온 조절 중추인 시상하부 기능이 붕괴되는 '열사병'으로 진행됩니다. 열사병은 40도 이상의 고체온과 의식 저하, 빈맥, 저혈압, 심한 두통, 오한을 동반하며 심한 경우 다발성 장기부전 및 사망으로 이어지는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응급질환입니다.

 

이 기사를 읽으며 저는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성실함'과 '인내'에 대한 강박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뙤약볕 아래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머리가 핑 도는 현기증을 느끼면서도 "이것만 다 하고 시원한 데 가자"라며 제 몸의 경고를 묵살했던 아찔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물며 생계가 걸린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 아스팔트 위를 달려야 하는 배달 노동자들에게 "조금만 더"라는 말은 스스로의 의지라기보다는 사회적 압박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의 사정을 봐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미덕으로 여겨왔던 '버티기'가 이 잔혹한 폭염 앞에서는 스스로를 죽음으로 내모는 가장 어리석고 위험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가벼운 온열질환도 방치하면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기에, 조기부터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공통된 조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생존의 위협 앞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절대 더 버티지 말고, 즉시 활동을 중단한 뒤 서늘한 장소로 이동해 옷을 느슨하게 하고 몸을 식혀야 합니다. 열경련이 발생한 부위의 근육은 부드럽게 마사지하거나 스트레칭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며, 환자의 의식이 뚜렷할 경우에만 전해질이 포함된 수분이나 음료를 조금씩 마시게 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 수칙이 있습니다. 만약 환자의 의식이 흐려지거나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높고 말과 행동이 평소와 다르다면, 이는 치명적인 열사병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때는 절대로 억지로 물을 먹이려 해서는 안 되며, 즉시 119에 신고해 신속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휴식과 수분 섭취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1시간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합니다.

 

애초에 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김 센터장의 조언에 따르면,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수시로 물을 마시고 폭염이 심한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과 작업을 줄여야 합니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밝고 헐렁한 옷을 입고 모자나 양산으로 햇볕을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하며, 작업 중에는 중간중간 시원한 장소에서 충분히 쉬며 몸 상태를 수시로 살펴야 합니다. 또한, 온열질환은 야외뿐만 아니라 냉방과 환기가 충분하지 않은 실내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적절히 사용하여 실내 온도를 관리해야 하며, 특히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 영유아,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경미한 증상도 심각하게 악화할 수 있어 가족과 주변인의 세심한 관심과 조기 대응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온열질환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지만,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참을 경우 돌이킬 수 없이 빠르게 악화합니다.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즉시 더위를 피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 우리 사회도 폭염을 대하는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일의 효율이나 개인의 인내심보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절대적으로 우선시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때입니다.

 

서플 회원 여러분, 펄펄 끓는 이 가혹한 여름날 속에서 여러분은 자신의 건강을 어떻게 지켜내고 계신가요? 단순히 개인의 조심을 넘어서, 폭염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땀 흘려야 하는 야외 노동자들의 '작업 중지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거나, 우리 사회에 만연한 미련한 '버티기 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어떤 구체적이고 강제성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무더위 속에서 억지로 인내하기보다는 언제든 당당하게 시원한 그늘을 찾아 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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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야프라이스
    폭염엔 온열질환을 절대 참으면 안돼요.
    어지러우면 바로 쉬고 몸을 식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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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주환#7Hzr
    자기 몸은 자기가 챙겨야한다고 생각해요. 절대 사소한 증상도 지나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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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수
    정말 낮에는 너무 더워서 집에서 탈출하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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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바람
    증상이 1시간 넘게 버틴다면 병원 응급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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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으으#NidB
    태양이 얼마나 뜨거우면 해바라기마저 고개를 숙일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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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박#k7f1
    진짜 조심해야해요
    미리미리 대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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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오병
    특히 무조건 참는 게 능사라는 생각을 가진 노인분들 조심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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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인데이지#3zUw
    온열질환을 조심해야겠네요. 정말 폭염에서 일하는분들이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