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대란 오나? 인도 수출 금지의 파장
세계 2위 설탕 수출국 인도가 엘니뇨로 사탕수수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9월 30일까지 수출을 전면 금지했어요. 업계 전문가는 최소 3년간 인도가 수출 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요. 인도는 연평균 680만 톤, 전 세계 설탕 물량의 약 10%를 공급해온 나라예요. 이 물량이 빠지면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전역의 수입국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어요.
우리나라는 얼마나 타격받나
한국은 설탕 원료인 원당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요. 주요 수입국은 브라질, 인도, 태국, 호주인데 이 중 브라질이 1위, 인도가 2위 공급국이에요. 브라질이 주력 공급처라서 인도 수출 금지만으로 당장 원당 수급이 끊기는 건 아니에요. 근데 인도 물량이 빠지면 전 세계 수요가 브라질과 태국으로 몰리게 되고, 그러면 국제 원당 가격 자체가 올라가요. 결국 우리나라도 간접적으로 원가 상승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직접 타격은 아니더라도 체감하게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요.
문제는 따로 있다, 제당 3사의 오래된 나쁜 버릇
여기서부터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예요.
국내 설탕 시장은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이 세 회사가 시장점유율 94%를 차지하는 사실상 과점 구조예요. 경쟁이 없다는 얘기죠. 그리고 이 세 회사는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무려 4083억 원의 과징금을 맞았어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4년여간 설탕 판매가격을 8차례에 걸쳐 담합한 게 들통난 거예요. 원당 가격이 오르면 재빨리 가격을 올리고, 반대로 원당 가격이 떨어지면 인하 폭을 최대한 줄이고 시기도 최대한 늦추는 방식으로요. 그러면서 수요처인 식품 음료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세 회사가 공동으로 압박까지 했어요.
더 황당한 건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거예요. 이 세 회사는 2007년에도 1991년부터 2005년까지 가격과 출고량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총 511억 원의 과징금을 받은 전력이 있어요. 한 번 걸려서 수백억 원 과징금을 맞고도 버릇을 못 고친 거예요. 이번엔 규모가 훨씬 커서 관련 매출액만 3조 2884억 원이고 과징금이 4083억 원이에요.
= 이번에도 가격 올릴 명분 생겼다고 좋아하는 거 아닌가 =
솔직히 이게 제일 걱정돼요.
인도 수출 금지 소식이 나오면 국제 원당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고, 그러면 제당 3사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의 명분이 생기는 거잖아요. 근데 이 회사들의 행태를 보면 원가가 오를 때 올리는 건 빠르고 과감하게, 내릴 때 내리는 건 느리고 찔끔 찔끔이었어요. 실제로 공정위 조사에서 원당 매입가가 13% 급락했는데도 소비자 판매가는 2% 인하에 그친 것도 들켰고요.
담합으로 4000억 원 넘는 과징금을 맞은 지 얼마나 됐다고, 이번엔 인도발 공급 불안을 또 다른 가격 인상 카드로 쓰는 건 아닌지 지켜봐야 해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트에서 설탕 살 때도, 과자나 빵 살 때도 그 여파가 고스란히 돌아오거든요. 과점 구조에서 경쟁도 없고 담합 전력도 있는 기업들이 원가 핑계를 댈 때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건 사실 별로 없어요.
정부가 이번엔 눈치만 보다 끌려가지 말고, 원당 수입 다변화 대책이랑 가격 모니터링을 제대로 해줬으면 해요. 어차피 과징금 맞아도 또 할 거라는 게 이미 증명됐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