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처
최근 빈소를 차리지 않는 무빈소 장례나 1일장이 확산되는 현상은 우리 사회가 장례의 본질을 '보여주기식 행사'에서 '진심 어린 추모'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장례식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조문객의 수나 화환의 개수로 상주의 사회적 지위나 고인의 인맥을 과시하는 성격이 짙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과정에서 유족들은 슬픔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수많은 조문객을 맞이하고 음식을 대접하며 육체적, 정신적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확산되고 있는 '조용한 장례'는 이러한 허례허식을 걷어내고, 고인과 가장 가까웠던 이들이 온전히 슬픔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밤샘 조문과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는 대신, 가족끼리 둘러앉아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시간은 그 어떤 화려한 장례식보다 깊은 위로가 될 것입니다. 또한, 핵가족화와 1인 가구가 보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과도한 장례 비용과 접객 부담을 줄이는 것은 남겨진 이들이 일상으로 건강하게 복귀하기 위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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