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회_아이 하나는 온 마을이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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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안을 가득 채운 아이의 울음소리가 이제는 단순한 소음을 넘어 사회적 갈등의 격전지가 되었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진행된 투표 결과, 대다수가 '이해한다'는 쪽에 손을 들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의 날 선 공방은 우리 사회가 처한 서글픈 단면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정서는 '손해 보기 싫다'는 심리다. 내가 지불한 비용에는 쾌적한 환경에 대한 권리도 포함되어 있다는 논리는 타인의 불가피한 사정을 '나에 대한 침해'로 규정하게 만든다. 과거에는 '아이니까 그럴 수 있다'며 넘기던 관용의 영역이 이제는 '내 돈 내고 왜 피해를 봐야 하느냐'는 날카로운 권리 의식으로 대체되었다. 여유가 사라진 자리에 들어앉은 것은 조금의 불편함도 참지 못하는 분노와 효율성뿐이다.

 

"통제가 안 되면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아이를 기계처럼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에서 비롯된다. 아이는 변수가 가득한 존재이며, 아이의 울음은 사회화 과정을 겪으며 내는 필연적인 '성장통'이다. 이를 제거해야 할 소음으로만 규정하고 부모를 죄인 취급하는 문화는 결국 육아 가정의 사회적 고립을 정당화한다.

 

아이를 다 같이 키우는 사회는 단순히 정부 지원금이 늘어나는 사회가 아니다. 그것은 '내 아이'라는 소유권의 울타리를 낮추고 '우리 사회의 아이'라는 공적 감각을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육아의 고충을 한 가정의 사적인 불운으로 치부하지 않고, 구성원 전체가 감당해야 할 공통의 과업으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웃집 아이가 울 때 비난의 눈초리를 보내는 대신 "애 키우느라 힘드시죠?"라는 짧은 위로를 건네는 용기가 공동체의 복원을 이끈다.

 

우리는 지금 당장의 평온함을 빼앗긴 것을 '손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이에 대한 배려는 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위한 가장 값진 '투자'다. 아이가 환대받지 못하는 곳에서 자란 아이는 타인을 환대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우리가 오늘 식당에서 보여주는 작은 인내는 훗날 우리가 노인이 되었을 때 우리를 돌볼 세대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교육이 된다.

 

분노가 어디까지 닿을 것인가 묻는 질문에 우리는 답해야 한다. 우리의 분노는 서툰 부모와 우는 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기 팍팍한 사회 구조로 향해야 한다. '민폐'라는 잣대를 내려놓고 타인의 미숙함을 잠시 눈감아줄 수 있는 헐거운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소음이 아닌 생동감으로 들리기 시작할 때, 비로소 우리는 각자도생의 정글을 벗어나 사람이 사는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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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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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므므므
    서로의 배려가 필요한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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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넛프레츨
      작성자
      아이는 당연히 우니까 어른들끼리의 대화가 중요한것같습니다.
  • 서플로공부#1CNE
    서로가 배려하지 않으면
    아무의미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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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넛프레츨
      작성자
      동의하는 바 입니다.
  • 무빙#l1Su
    서로 배려하지 않으면 힘들겠어요
    모두 배려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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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넛프레츨
      작성자
      아이를 조금더 너그럽게 보는마음이 필요한시대입니다
  • 시사잡이#u3a5
    서로서로 매너를 지키고
    배려를 하는 마음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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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듯듯#bOj5
    아이는 통제가 불가능한 존재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는 상호 간의 배려가 절실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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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나물#ovSs
    소음 때문에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면 식당 측에서도 어느 정도 중재를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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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으으#NidB
    부모의 사과와 주변의 양해가 만나는 지점에서 진정한 공동체 의식이 싹트는 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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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넛프레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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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매우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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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홍홍
    울음소리 이해는되지만 불편함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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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누구#fgd3
    민폐라는 단어가 주는 차가움이 아이들에게 가혹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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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쟈수#JB5f
    부모가 아이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장소를 옮기는 게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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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넛프레츨
      작성자
      아이는 통제가 되는 존재는 아니지만 식당밖으로 잠깐 나가는것도 방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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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닝입니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민폐가아닌 따뜻한 사회가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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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silisk
    아이는 통제가 안돼죠 통제가되면 그게 아기겠습니까 이런부분은 주변인들이 배려해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