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갈곳이 마땅치 않은거 같습니다
https://spt.co.kr/news/cmf5152ja00fk4516yubr31db
<<뉴스 요약>>
서울 종로구청과 경찰이 지난달 31일부터 3·1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탑골공원 안팎에서 바둑과 장기, 음주, 흡연 등 오락 행위를 전면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원의 질서를 바로잡고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인데요. 실제로 조치 이후 소란이나 시비 신고가 절반 이상 줄었고, 인근 상인들과 젊은 층은 "거리가 깔끔해졌다"며 반기는 분위기예요.
하지만 수년 동안 이곳을 사랑방 삼아 시간을 보내던 어르신들은 하루아침에 갈 곳을 잃어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요. 갈 곳 없는 분들은 인근 종묘광장공원으로 옮겨가거나 노인복지센터로 발길을 돌리고 있지만, 종묘 또한 문화유산이라 언제 또 금지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큰 상황입니다.
과연 정답 일까요?
탑골공원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참 복잡하네요. 저도 가끔 종로 근처를 지나다 보면 공원 근처가 너무 어수선해서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있었거든요. 술 마시고 큰 소리 내며 싸우는 분들 보면 "아이고, 남들 보기 부끄럽게 왜 저러실까" 싶기도 했고요. ^^ 그래서 공원이 깨끗해지고 질서가 잡혔다는 소식 자체는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허탈해하는 어르신들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히네요. ㅠㅠ 그분들에게 탑골공원 장기판은 단순히 게임 한 판 두는 곳이 아니었잖아요. 집에서 혼자 있으면 천장만 바라봐야 하는 외로운 분들에게는 유일하게 사람 온기를 느끼고 말동무를 만날 수 있는 '세상 밖 통로'였을 텐데 말이지요.
물론 술판 벌이고 고성방가하는 건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고쳐야지요. 하지만 "질서가 안 잡히니 아예 판을 치워버리겠다"는 식의 행정은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우리 장년층이나 노년층이 갈 곳이 생각보다 정말 없거든요. 돈 만 원이면 국밥 한 그릇에 커피 한 잔도 빠듯한 세상인데, 갈 곳 없는 노인들이 그나마 모여 있던 공간마저 뺏어버리면 그분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요?
기사를 보니 종묘공원으로 옮겨가셨다는데, 거기서도 또 쫓겨나면 그다음은 골목길이고 지하철역이 되겠지요.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지 않고 여기저기 쫓아내기만 하는 건 일종의 '폭탄 돌리기' 같아서 참 안타깝습니다.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인들이 품위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대체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 주는 게 먼저였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노인복지센터 같은 쾌적한 시설이 늘어나는 건 참 반가운 일이에요. 하지만 그런 곳은 예약이 힘들거나 분위기가 낯설어서 선뜻 발을 못 들이는 어르신들도 많거든요. 탑골공원처럼 탁 트인 야외에서 자유롭게 사람 구경하며 어울리던 그 정겨운 풍경이 아예 사라진다고 하니, 우리네 미래의 모습 같아서 괜히 쓸쓸해지네요.
깨끗해진 공원을 보며 즐거워하는 젊은이들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갈 곳 잃어 멍하니 앉아 계신 어르신들의 허탈함도 너무 이해가 돼서 참 어렵네요. 무조건 막기만 하기보다, 질서를 지키면서도 어르신들이 소외되지 않을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우리 사회가 노인들의 '외로움'이라는 숙제를 너무 쉽게만 해결하려 하는 건 아닌지, 한 번쯤 다 같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