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진정한 "질서" 란 무엇일까요? 줄을 잘 지키는 것일까요? 아니면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독일 국민들이 이쪽 분야의 전문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검표원이 없어도 시민들은 알아서 차표를 사고, 별도의 대기선이 없어도 알아서 줄을 서는 그들의 모습은 대단함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도대체 그들은 왜 '굳이' 질서를 지킬까요?
먼저 상술한 차표 얘기부터 꺼내보겠습니다. 독일은 대중교통 차내에 검표원이 없습니다. 하지만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은 대부분 외국인이고, 내국인 무임승차는 드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왜일까요? 왜냐하면 독일은 차내에 검표원이 상주하지 않는 대신 불시에 들이닥치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걸리면 무조건 한 달 치 교통비를 즉시 지불해야 하죠. 이 '룰' 을 모르는 외국인은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내국인 무임승차는 쉽게 보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이것을 알기 위해 우리는 먼저 독일인의 습성을 알아야 합니다. 독일인의 뿌리인 게르만족은 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래서 '힘이 세고 용맹한 남자' 가 마을이나 부족의 중심이 되어 활동했죠.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강한 자' 와 '약한 자' 의 계급 차이가 생기게 되는데, 이것은 곧 '강한 자', 즉 '윗사람에 대한 복종과 계급 질서의 존중' 으로 연결됩니다. 그런데 이 사회에서 우두머리에게 함부로 대항하면 어떻게 될까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이것에서 알 수 있듯 독일인은 게르만족에서부터 내려온 '대항하면 죽음뿐' 이란 성질을 물려받아 곧 독일인만의 특별한 '준법정신'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따라서 독일인 입장에서는 사람들에게 망신당하고 돈도 뜯길 바에는 차라리 귀찮더라도 표를 사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편이 이득이라 본 겁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우리가 아는 질서와 거리가 먼 해괴망측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강의 도중 뜨거운(?) 애정을 나누는 커플도 있고, 아예 책상에 발을 올리는 학생도 보입니다. 막말로 강의 중에 포커나 화투를 치는 학생들도 보일 법한 이런 아수라장 속에서도 원래라면 학점까지 들먹이며 불같이 화내야 할 교수는 아무 말도 않고 강의를 이어나갑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딴짓을 하고 있다가도 이내 끄적이는 학생들이 속속 보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태도' 가 아닌 '내용' 에 있습니다. 조용한 학생이지만 강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과 친구들과 시끄럽게 떠들지만 강의 내용은 전부 이해한 학생 중 누가 더 잘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처럼 '내용만 이해했다면 장땡' 교육 방식은 한층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학생•교원 모두 부담감 없이 수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과도한 침묵은 질서가 아닙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 지킬 건 지키는 것'이 질서입니다.
이처럼 독일은 강력한 제도와 시스템 덕분에 질서가 지켜지고 있습니다. 또한 과도한 제한 대신 자유를 택해 만족도를 높이고 일의 능률을 상승시키는 일석이조 효과도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독일과 같이 강력한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해 질서를 바로잡아 우리의 시민의식과 질서정연함을 세계에 보여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