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회 할말이슈] 파업을 지지합니다.

급식 파업 때마다 "학생들 볼모로 잡는다", "급식 대란이다" 이런 프레임으로만 봤던 내가 한심해 보였다.

 

중1 이윤서 학생이 한 말이 특히 인상 깊다. "부모님들은 영양소가 불충분하다고 걱정할지 몰라도, 진짜 문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급식 선생님들의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것"이라고. 맞다. 완전 맞는 말이다. 우리 어른들은 하루 이틀 빵 먹는 게 문제라고 난리치는데, 정작 중요한 건 급식 노동자들이 20년째 똑같은 이유로 파업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사 보니까 급식 노동자들 상황이 진짜 심각하더라. 조리 실무자 1명이 100~150명 식사를 담당한다고? 점심을 10분 만에 먹고 일한다고? 근골격계 질환으로 치료받은 사람이 92.1%라고? 이게 2025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이맞나.

 

중3 문성호 학생 말도 정곡을 찔렀다. "학교 급식의 높은 질이 급식 선생님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유지되는 거라면 문제가 있다"고. 우리가 매일 따뜻한 밥 먹고, 다양한 반찬 먹고, 간식까지 받는 게 누군가의 과도한 노동 착취로 이뤄지고 있었던 거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급식 파업 뉴스 보면 짜증부터 났다. "또 파업이야? 학생들 생각은 안 하나?" 이랬는데, 정작 학생들은 나보다 훨씬 성숙한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빵이랑 우유 먹는 건 괜찮다"고, "급식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중학생들한테 배워야 할 사람은 바로 나였다.

 

특히 이윤서 학생이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번 파업을 경험했다고 했는데, 10년 넘게 계속 파업이 반복된다는 건? 그동안 교육부랑 교육청은 뭐 했던 걸까? 매번 임시방편으로 대응하고, 근본적인 해결은 안 한 거 아닌가.

 

최저임금도 제대로 안 주고, 방학 때는 아예 무임금이라니? 2025년에? 이게 말이 되나? 학생들 교육하는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들한테 이런 대우를 하면서 어떻게 학생들한테 노동의 가치니 인권이니 가르칠 수 있는 것인가

 

이번 기사 보면서 든 생각은, 우리가 너무 편하게만 살려고 했다는 생각이든다. 급식이 나오는 게 당연한 줄 알았고, 맛있는 게 당연한 줄 알았고, 다양한 반찬이 나오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그 뒤에 누군가 무릎이 망가지고 허리가 망가지면서 일하고 있다는 건 생각도 안 했던 것이다.

 

중학생들도 아는 걸 왜 어른들은 모를까? 아니, 모르는 게 아니라 외면하는 것이고. "학생 볼모론"은 결국 우리가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기 싫어서 만든 핑계였던 것이다.

 

결론: 빵이랑 우유 먹는 거 괜찮다. 일주일에 한두 번 간편식 먹는다고 학생들 영양 상태가 심각하게 나빠지지 않는다. 정말 심각한 건 20년 동안 똑같은 이유로 파업하는데도 안 고쳐지는 시스템이다. 교육부랑 교육청은 학생들한테서 배우고 개선해야한다. 13살짜리 애들도 아는 걸 우린 모르냐? 아니, 알면서 안 하는 건가?

 

급식 노동자분들, 파업 지지합니다. 12월 4~5일 파업도 힘내세요. 중학생들도 응원하는데 나도 당연히 응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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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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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인형
    애들이 급식을 왜 안먹고 학교 ㅇ일찍 끝나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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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ss
      작성자
      요즘 파업이라고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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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빽다방단골
    인권 보장이 전혀 안되어 있다니 너무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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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듀얼라이트#TBxo
    파업을 하긴 해야 했어요
    너무 신경 안쓰는 직업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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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무라비
    저도 파업 적극적으로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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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ss
      작성자
      누군가의 노동착취로인해 제가받았던 혜택인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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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순#3045
    학생들도 보고 느끼는게 있으니 지지하는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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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왔다
    학생들까지 급식노동자 파업을 지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말씀처럼 빵이랑 우유 며칠 먹는 것보다 20년째 반복되는 노동환경이 더 큰 문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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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io#swS4
    학생을 볼모로 한다 이런 인식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종일 하시는 것도 아니고 급식 대체 하루 이틀 한다고 영양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니 학부모님들도 지지해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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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엄마다
    아이들 급식에 어려움이 생기는건 좀 안타깝지만요
    그래도 노동자들을 위한 파업이니만큼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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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구야
    학부모 학생들도 다 이해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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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licious
    급식 노동자분들의 헌신에 대한 존중은 학교 공동체의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급식실 노동 환경 개선은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