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급식을 왜 안먹고 학교 ㅇ일찍 끝나나했네
급식 파업 때마다 "학생들 볼모로 잡는다", "급식 대란이다" 이런 프레임으로만 봤던 내가 한심해 보였다.
중1 이윤서 학생이 한 말이 특히 인상 깊다. "부모님들은 영양소가 불충분하다고 걱정할지 몰라도, 진짜 문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급식 선생님들의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것"이라고. 맞다. 완전 맞는 말이다. 우리 어른들은 하루 이틀 빵 먹는 게 문제라고 난리치는데, 정작 중요한 건 급식 노동자들이 20년째 똑같은 이유로 파업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사 보니까 급식 노동자들 상황이 진짜 심각하더라. 조리 실무자 1명이 100~150명 식사를 담당한다고? 점심을 10분 만에 먹고 일한다고? 근골격계 질환으로 치료받은 사람이 92.1%라고? 이게 2025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이맞나.
중3 문성호 학생 말도 정곡을 찔렀다. "학교 급식의 높은 질이 급식 선생님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유지되는 거라면 문제가 있다"고. 우리가 매일 따뜻한 밥 먹고, 다양한 반찬 먹고, 간식까지 받는 게 누군가의 과도한 노동 착취로 이뤄지고 있었던 거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급식 파업 뉴스 보면 짜증부터 났다. "또 파업이야? 학생들 생각은 안 하나?" 이랬는데, 정작 학생들은 나보다 훨씬 성숙한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빵이랑 우유 먹는 건 괜찮다"고, "급식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중학생들한테 배워야 할 사람은 바로 나였다.
특히 이윤서 학생이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번 파업을 경험했다고 했는데, 10년 넘게 계속 파업이 반복된다는 건? 그동안 교육부랑 교육청은 뭐 했던 걸까? 매번 임시방편으로 대응하고, 근본적인 해결은 안 한 거 아닌가.
최저임금도 제대로 안 주고, 방학 때는 아예 무임금이라니? 2025년에? 이게 말이 되나? 학생들 교육하는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들한테 이런 대우를 하면서 어떻게 학생들한테 노동의 가치니 인권이니 가르칠 수 있는 것인가
이번 기사 보면서 든 생각은, 우리가 너무 편하게만 살려고 했다는 생각이든다. 급식이 나오는 게 당연한 줄 알았고, 맛있는 게 당연한 줄 알았고, 다양한 반찬이 나오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그 뒤에 누군가 무릎이 망가지고 허리가 망가지면서 일하고 있다는 건 생각도 안 했던 것이다.
중학생들도 아는 걸 왜 어른들은 모를까? 아니, 모르는 게 아니라 외면하는 것이고. "학생 볼모론"은 결국 우리가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기 싫어서 만든 핑계였던 것이다.
결론: 빵이랑 우유 먹는 거 괜찮다. 일주일에 한두 번 간편식 먹는다고 학생들 영양 상태가 심각하게 나빠지지 않는다. 정말 심각한 건 20년 동안 똑같은 이유로 파업하는데도 안 고쳐지는 시스템이다. 교육부랑 교육청은 학생들한테서 배우고 개선해야한다. 13살짜리 애들도 아는 걸 우린 모르냐? 아니, 알면서 안 하는 건가?
급식 노동자분들, 파업 지지합니다. 12월 4~5일 파업도 힘내세요. 중학생들도 응원하는데 나도 당연히 응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