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기풍)는 존속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39)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7월22일까지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함께 살던 아버지 B씨(76)에게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필요한 병원 치료도 받게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씨는 혼자 식사하거나 대소변을 처리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하지만 A씨는 아버지를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보내지 않은 채 집에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B씨는 지난해 7월22일 오후 6시37분쯤 영양실조와 탈수 등에 따른 전해질 불균형으로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망 당시 B씨는 키 170㎝에 체중이 34㎏에 불과했다.
관할 행정복지센터는 지난해 5월 B씨를 사례관리 대상자로 등록하고 도시락 등을 지원했다. 그러나 A씨는 아버지가 숨지기 나흘 전인 7월18일 복지센터 직원들이 방문하자 현관문을 잠그고 열어주지 않았다. 사망 당일에도 찾아온 직원들을 내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은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쓰레기 더미에 누워 있는 B씨를 발견했다. 집 안에는 파리가 날아다녔으며, B씨는 앙상하게 마른 몸에 대소변이 묻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평소 월세 수입과 노령연금으로 생활했으며, 아버지가 숨진 당일에도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1차 민생회복지원금을 신청해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아버지를 지속해서 돌봤으므로 유기할 의도가 없었다"며 "자신의 행위와 아버지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행정적 지원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도울 여건이 갖춰졌음에도 의도적으로 지원을 외면했다"며 "피고인의 유기 행위로 초래된 위험이 사망이라는 결과로 이어져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고, 복지 담당 공무원의 지원도 일부 받았음에도 최소한의 보살핌조차 하지 않았다"며 "범행 경위와 수법, 기간, 패륜성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른 종류의 범죄로 소액의 벌금형을 받은 것 외에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과 나이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