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권 침해·법치 붕괴 딜레마…학생 시위대 강경진압시 곤욕
폭력시위 불허 공감대에도 최루가스·물대포 사용에 과잉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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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프랑스 시위가 통제 불능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당초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고등학생들의 시위로 시작됐지만 고물가 등 경제문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 형태로 변모한 데 이어 이제는 관공서와 상점 등을 부수고 불태우는 폭동 형태로 격화하고 있다.
전국 주요 도시를 동시다발적으로 휩쓴 대규모 소요 사태에 경찰의 대응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프랑스 전역을 휩쓴 대규모 시위가 약탈과 방화 등으로 얼룩지면서 폭동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며 17일 하루 동안에만 55만여명이 거리로 나서 약 110건의 시위에 동참했다. 프랑스 노동총연맹(CGT)이 추산한 시위 참가 인원은 80만명에 달했다.
수도 파리에서는 상점과 은행 등이 약탈 대상이 됐다.
도심의 레퓌블리크 광장 인근의 상점 12곳이 약탈당했고 최루가스로 가득 찬 거리에 깜짝 놀란 관광객들이 허겁지겁 도망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보르도에서는 한 무리가 루이뷔통 매장을 부수고 가방을 훔쳐 달아났으며 마르세유에서는 복면을 쓴 사람들이 정부 청사에 침입해 공화국 상징인 마리안느 흉상을 쓰러뜨렸다.
프랑스 중부 도시 리모주에서는 143년 된 시청 건물이 불길에 휩싸였다.
3천여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차량을 강탈하고 시청 직원들이 내부에 있는 상황에서 건물에 불을 질렀다.
시위대는 불을 끄기 위해 투입된 소방관들에게도 물건을 던지며 항의했다.
17일 하루 동안만 1천500여개 상점이 피해를 봤고 시위대는 18일에도 바리케이드를 불태우는 등 격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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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시위의 명분으로 동시다발 들불처럼 번지는 소요 사태 때문에 경찰은 시험대에 올랐다.
경찰은 강경진압 때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에 휘말리고 과소대응하면 법치가 무너져 사회적 비용이 커지는 고전적 딜레마에 몰렸다.
특히 시위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성년 학생 시위자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할 경우 법적, 윤리적 비판을 받기 십상인 형국이다.
주초 경찰 진압 과정에서는 14세 소년이 턱뼈 골절상을 입은 데 이어 알랑송 북서부에서는 경찰이 한 소녀에게 헤드록을 거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헤드록 진압은 프랑스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돼있다.
대치 상황에서 부지불식간에 감정이 격화하는 경우가 많고 그에 따른 대응이 과격한 충돌을 부추겼다는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파리 경찰이 광장에 모인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섬광탄을 던지자 시위대도 병과 돌을 던지며 맞섰다.
BBC 방송은 경찰이 진압봉으로 시위대를 때리는 모습이 여러 곳에서 목격됐고 물대포가 발사된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루가스와 물대포 등을 사용한 행위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프랑스 치안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장 마리 고다르는 AP 통신에 "장비도 부족하고 훈련도 받지 못한 경찰이 폭력적 시위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데 이들은 분노와 두려움으로 빨리 동요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직접적인 신체 충돌로 이어져 양쪽 모두 부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루탄과 물대포는 물론 수류탄, 연막탄 등도 사용됐다.
반면 프랑스 내무부는 경찰 1천여명이 다쳤고 그중 7명은 중상을 입는 등 경찰력의 피해도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로랑 누녜스 내무장관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 1명이 숨졌다고 공개하며 이런 폭력 사태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경찰청사와 상점을 공격하고 시청을 약탈한 사람들은 기소돼 처벌받을 것"이라며 평화로운 시위를 막고 혼란을 조장하는 자들이 있다고 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약탈과 폭력행위에 "분노와 수치심을 느낀다"며 경찰의 대비 태세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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