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엘지(LG) 트윈스 선발로 낙점된 임찬규는 전날(17일) 장모상을 당했다. 하지만 선발 등판을 변경하지 않았다. 걱정하는 동료들을 위해서 단톡방에 ‘정신일도 하사불성’이란 고사성어를 올리기도 했다.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해서 모으면 어떤 일도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뜻으로, 다 함께 힘을 합쳐 정규리그 포함 준PO 1차전까지 당한 기아(KIA) 타이거즈전 8연패에서 벗어나자는 의도였다. 임찬규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팀 투수조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정신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도 있었다. 시즌 ‘공동 다승왕’ 임찬규는 1회말 와르르 무너졌고, 엘지는 이와 함께 2패를 안고 잠실야구장으로 향하게 됐다. 1차전(17일)서 1-5로 졌고, 2차전(18일)서는 3-6으로 패했다. 정규리그 포함, 기아전 9연패다. 한 번만 더 지면 ‘디펜딩 챔피언’은 가을야구와 일찍 작별하게 된다. 3선승제로 치러진 준PO에서 1, 2차전을 싹쓸이 한 팀은 77.8%의 확률(9번 중 7번)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승부의 추는 1회말부터 기울었다. 임찬규는 선두 타자 박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이후 6안타 1볼넷을 연거푸 내주면서 5실점 했다. 특히 1사 1, 2루에서는 4번 해럴드 카스트로부터 8번 하주석까지 5연속 타자 안타(준PO 최다 타이)를 허용했다. 1회말 5점은 포스트시즌 최다 득점 타이기록이다.
기아 선발 아담 올러는 최고 구속 시속 154㎞(평균 시속 151㎞)의 패스트볼과 최고 구속 시속 140㎞(평균 시속 136㎞)의 슬라이더를 앞세워 엘지 타선을 6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묶었다. 8회초 2사 1, 2루 위기에서 등판해 불을 끈 전상현(1⅓이닝 3탈삼진 무피안타 무실점)은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범호 기아 감독은 경기 뒤 “선수들이 1회부터 집중력이 좋았다”면서 “전상현이 마지막에서 지금처럼 잘 막아준다면 기분 좋게 경기를 끝낼 수 있겠다”고 평했다.
엘지는 홍창기를 선발 제외하고 타격감이 좋은 박해민, 송찬의를 1, 2번 테이블 세터로 기용했으나 여전히 승부처에서 득점타 빈곤에 시달렸다. 3회초 1사 후 3안타를 집중시키며 1점을 따라가며 1사 1, 3루 추가 득점 기회를 맞았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5회초에도 2사 1, 2루 기회에서 박해민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갔을 뿐이다.
2-5로 뒤진 7회초에도 오지환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지만 박동원의 병살타 등이 나왔다. 염경엽 감독이 ‘한 방’을 기대하면서 6번 선발 기용한 이재원은 모든 타석(4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다. 그는 9회초 더그아웃에서 아쉬운 눈물을 쏟아냈다. 엘지는 이날 기아보다 안타를 1개(9-8) 더 쳤다. 염경엽 감독은 “추격 점수를 뽑지 못해 패했다”고 했다.
두 팀은 하루 쉰 뒤 장소를 엘지 안방인 잠실야구장으로 옮겨 3차전(20일)을 치른다. 기아는 시라카와 케이쇼, 엘지는 와일드카드 1차전(14일)에 선발 등판했던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선발 등판한다.
광주/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