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보드-환노위]책임자는 안나왔지만…도마에 오른 '킬레이션·산재사망'

[the300][2026 국정감사]

1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김태선·이용우·박해철·김주영·안호영·어기구·이건태·박정·박지혜·신정훈·곽상언·최기상(민), 김위상·윤재옥·김소희·김형동·이종배·나경원·이철규·김기현·박수민·이헌승(국), 서왕진(조), 정혜경(진), 김정호(민·위원장), 김영훈(고용노동부 장관)

여야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기후환노위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기업의 산업보건 관리, 산업재해에 대한 대책,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사 교섭 환경에 대한 점검, 정년연장 입법, 공짜노동 문제 등 폭넓은 주제로 질의를 이어갔다. 개별 사업장의 산업보건 문제와 중대재해 대응을 파고드는 한편 노동정책의 제도적 빈틈을 따끔하게 짚었다. 다만 산재, 임금체불 등에 직접 책임이 있는 기업 경영진 등이 출석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노동행정을 점검하는 데 그쳤다는 한계도 남았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DN오토모티브의 '킬레이션 주사' 사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늦은 밤까지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끈질긴 질의를 통해 문제의 약물 주사를 현행 법률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법적 공백도 지적했다.

또 납 분진이 발생하는 작업환경임에도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수건강진단과 직업병환경측정에서 이상이 드러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며 산업보건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따져 물었다. 회사의 개입 여부뿐 아니라 의료기관과 특수건강진단·작업환경측정기관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사건을 산업보건 관리체계 전반의 문제로 확장한 질의가 돋보였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정년연장, 공공기관 통폐합에 따른 노사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정부가 구체적인 정년연장 입법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단순한 법정 정년 못 박기가 아니라 임금체계 개편을 연동하고 기업의 재고용과 정년연장의 유연한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 공공기관 이전·통폐합 과정에서 주거 등 근로조건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정부가 '노란봉투법' 취지에 맞게 사용자로서 공공부문 노동조합과 교섭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영훈 장관은 "(정년연장 입법은) 오늘 논의해도 늦는다"며 "공공부문 노동조합과 정부 간에 협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난 사망 사고를 조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2018년 이후 8년간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한화 계열사에서 다수의 근로자가 숨졌다는 점을 제시하며 노동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장관은 "대단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포괄임금제가 장시간 노동과 임금체불에 악용되기 쉬운 점을 지적하며, 법률로 금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을 둘러싼 논란에는 실제 교섭 현황을 제시하며 대응했다. 노란봉투법 도입 후 쟁의가 빗발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원청 사업장 1곳당 평균 2.7개 노조가 교섭 요구를 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조명했다.

박해철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폭염 대책, 집중 감독을 시행했는데도 온열질환 산재 신청이 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현장 집행의 실효성을 따졌다. 또 근로복지공단 산재병원의 노후 의료장비, 재활 인프라 문제에 대한 개선을 주문했다. 또 메가특구와 관련해서는 기간제·파견 확대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특례가 정작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제 수요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전력, 용수, 숙련인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개별 사건을 파고드는 질의가 두드러졌다. '고(故) 오요안나 사건'에 관해 근로자성 인정에 대한 서울지방노동청,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다른 점을 지적하며 행정판단의 일관성을 따져물었다. 김 장관의 친정인 코레일이 공기업 가운데 산재가 가장 많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감독체계의 문제도 지적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한 대기업 기소가 5%라는 수치를 들며 법이 실효성을 가졌는지 다시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검찰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상황에서 임금체불·산재 사건을 맡을 별도 전문 수사기관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현장의 혼란을 부추길 수 있는 사용자성, 교섭대상 범위에 대해 명확한 판단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건설현장 불법행위 점검이 2025년 하반기부터 중단된 점을 지적하며 정부 방어 논리를 깨고 현장점검 강화를 요구했다. 노란봉투법 사건 지원을 위한 '판단지원위원회'가 170건 질의 중 14건만 심의했다며 "판단지연위원회"라고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또 정부가 기존 검찰의 특사경에 대한 수사 지휘를 보완수사·재수사·법리검토 등 유형별로 나눠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정호 위원장은 발언권과 질의시간을 정리하며 무난히 감사를 진행시켰다. 다만 이날 국정감사에는 산재, 임금체불 책임이 있는 기업 관계자들이 1명도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 노동행정과 제도의 허점을 짚는 질의는 이어졌지만 현장의 책임자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책임을 물을 기회가 없었다는 점은 이날 국감의 한계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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