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공항에 발 묶인 한국인 부부 "폭발음 들리더니 연기"

리야드·아브하 공항 사망자 발생 후 또 폭음…연합군 "미사일 요격"

후티, 연일 "탄도미사일 공격" 주장…인명 피해·운항 차질 이어져

지난달 1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 주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경유편 비행기에 탑승해 대기하던 중 갑자기 큰 폭발음이 들리더니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으로 돌아가도록 안내받았습니다. 오래 전 예매해 둔 항공편이 취소 안 돼 운항하는 줄 알았는데 언제 운항이 정상화될지 알 수 없네요."

사우디아라비아를 경유해 다음 행선지로 가려던 한국인 A씨 부부는 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같이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의 상황을 전했다.

전날 밤 리야드에 도착해 공항에서 대기하다 이날 오전 출발 예정 항공편에 탑승한 A씨 부부는 출발이 지연돼 기내에서 대기하던 중 오후 1시10분께 큰 폭발음을 들었으며 공항 한 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이후 승무원들의 안내에 따라 항공기에서 내려 공항으로 돌아왔으며 입국장 앞 로비에 다른 승객·공항 직원 수백명과 함께 모여있다고 전했다.

현지인이나 비자 소지자 등은 사우디 입국 절차를 거쳐 공항 밖으로 대피하고 있지만 A씨와 같은 경유편 이용자들은 바로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임시 비자 발급 등 안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AP, 로이터 통신도 다른 목격자를 인용해 이날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포함해 리야드에서 여러 차례 폭음이 들렸으며 출발 항공편 등 운항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아직 이번 폭발음의 원인이나 피해 규모, 몇 편의 항공편이 영향을 받았는지 등에 관한 사우디 당국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은 이날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탄도미사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후티 대변인인 야히야 사리 준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탄도미사일로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며 "목표를 정확히 맞추고 공항에 피해를 줬으며 항공 교통을 마비시켰다"고 적었다.

사리 준장은 "항공사, 공항, 여행자와 직원들에게 경고를 재확인한다"며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를 제외한 사우디 영공 전체가 군사작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또 사우디의 모든 석유시설에 근무하는 전문가, 엔지니어, 노동자 등에게도 "우리 군대가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장소에 머물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투르키 알말리키 소장은 "후티가 리야드를 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 2기를 요격해 제거했다"고 엑스에 썼다.

후티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예멘 정부군이 후티가 장악한 예멘 영토를 탈환하기 위해 지난 4일 '예멘의 새벽' 작전 개시를 선언한 이후 연일 사우디의 공항과 정유시설 등에 대한 공격 사실을 밝히고 있다.

사리 준장은 지난 5일 킹칼리드 국제공항과 서부 해안도시 라빅의 아람코 정유시설, 남서부 아브하 공항과 인근 하마스 무샤이트 공군기지, 아시르·나지르·자잔 지역의 군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으며, 6일과 7일에도 킹칼리드 공항과 제3의 공항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후티의 공세는 실제 사우디 내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은 전날 오후 성명에서 지난 6∼7일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과 아브하 국제공항이 공격받아 수단, 모로코, 알제리 국민 등 모두 3명이 숨지고 사우디 국민을 포함해 3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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