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가장 먼 거리를 날아가 달 근접비행을 마친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이 지구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 은하의 장엄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근접비행 하루 뒤인 7일(현지시각) 휴무일에 촬영한 이 사진은 은하의 중심부가 아닌 나선팔 안쪽을 찍은 것이다. 수많은 천체가 칠흑 같은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빛나고 있다.
사진 중앙에 보이는 분홍색 구름은 지구에서 75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호문쿨루스 성운이다. 이 성운은 쌍성계 ‘용골자리 에타’에서 격렬한 폭발이 일어난 뒤 생성됐다. 호문쿨루스는 라틴어로 ‘작은 인간’을 뜻하는데, 성운의 전체적인 모습이 마치 사람의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은하 평면을 따라 좌우로 별무리와 희미한 성운들이 늘어서 있고, 오른쪽 아래에는 우리 은하의 위성 은하인 대마젤란성운이 희미하게 보인다. 우주 미디어 스페이스닷컴은 “가장자리의 별들이 약간 흐릿하게 보이는 것은 10초의 노출 시간 동안 우주선, 혹은 카메라가 미세하게 움직였음을 드러내는 듯하다”고 전했다.

나사는 8일(현지시각) 우주비행사들이 지구 재진입을 위해 장비를 정리하고 좌석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애초 예정했던 열차폐막 펼침 시연은 하지 않기로 했다.
우주비행사들을 태운 우주선은 10일 오후 8시(한국시각 11일 오전 9시)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앞 태평양 해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귀환 비행에선 추진기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중력의 힘만으로 날아온다. 달의 중력을 이용해 가속한 뒤 지구에 가까이 오면 지구 중력의 힘으로 우주선을 끌어당기는 ‘자유 귀환’ 방식이다.

지구 귀환 시 최대 고비는 대기권 재진입 순간이다. 우주선은 시속 4만234㎞로 대기권에 진입하는데, 이 과정에서 3천도에 가까운 열을 견뎌내야 한다. 아르테미스 1호 시험비행 때는 열차폐막에서 여러 조각이 떨어져 나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나사는 차폐막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엔 오리온 우주선의 하강 각도를 바꿀 예정이다. 이 구간을 잘 통과해 속도가 시속 500km대로 떨어지면 우주선은 낙하산을 펼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