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창영 종합특검이 검찰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개입하려고 한 정황을 확인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 사건이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에 대한 수사팀의 ‘진술 회유’ 의혹에 그치지 않고,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사건”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진술 회유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지만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었다. 이 사건을 이첩받은 특검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길 바란다.
6일 특검의 브리핑 내용을 종합하면, 특검팀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한 것은 지난달 초순께였다. 특검팀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수사 및 기소 절차 개입 혐의’를 수사할 수 있다는 특검법 조항에 따라 최근 서울고검에 사건 이첩을 요청했다. 특검팀은 이날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3일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한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관련 정황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쌍방울의 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가 금융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이 나오자, 이시원 당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국정원에 의뢰해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는 의견을 받아내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 비서관은 또 북한 제재 대상에 대한 해석이 부처별로 달라 문제가 있다며 국정원이 주관할 것을 요청했으나, 조태용 당시 국정원장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국가안보실이 주관하도록 조정하려고 했다고 한다. 북한 아태위가 금융제재 대상이 되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에게 더욱 큰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한 행동으로 의심된다.
이 비서관은 검사 때부터 윤석열의 심복이었고, 대통령실에서도 실세로 통했다. 따라서 그의 행동은 대통령인 윤석열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특검이 국정농단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의 주가조작과 해외원정도박 관련 첩보 등 검찰 수사에 불리한 자료는 검찰에 제출되지 않았는데, 검찰에서 파견된 부장검사 출신 국정원 감찰부서장이 이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검찰이 쌍방울의 주가조작 관련 조사를 요청해놓고도, 정작 100억원대의 시세조종을 밝혀낸 자료를 가져가지 않아 주가조작 관련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정황들은 대북송금 수사가 윤석열 정부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