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즉효···외인 자급 수급 기대에 환율 하락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거시재정금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사진=재정경제부 제공)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거시재정금융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사진=재정경제부 제공)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지며 고공행진이던 원·달러 환율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3대 채권지수로 꼽히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WGBI는 선진 채권지수라는 대표성으로 추종자금 유입 효과와 함께, 국채시장에서 신뢰도 제고에 기여한다.

환율은 한국은행이 설명하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외환 수급 ▲시장 기대 ▲자본 유출입에 의해 움직인다. 여기에 당국의 직접 개입이나 기대관리까지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시장안정 조치도 변수다.

특히 '기대'라는 측면이 딱 부러지는 산식으로 도출되기 어렵다는 점이 난제다. 따라서 최근 고공행진이던 원·달러 환율만 놓고 봐도, 1달러 1500원 수준(레벨)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무엇때문에 그러한지 '방향'이 더 중시되고 있는 것이다.

WGBI는 런던증권거래소 자회사인 'FTSE(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러셀'이 발표하는 채권지수다. 주요국 연기금과 같은 초우량 글로벌 투자자가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같은 주요 선진국 국채는 물론, 2022년 기준 세계 국내총생산(GDP) 상위 10개국 중 한국과 인도를 제외한 8개국 국채 등 25개국 국채를 포함하고 있다. 추종 자금은 2조5000억~3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일 대한민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됐다"며 "외국계 금융기관과 국고채 전문 딜러들은 WGBI 편입을 계기로 500억~600억달러 수준의 신규 자금 유입을 전망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번주 자금이 유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일 채권시장 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거래일대비 18.2bp 내려 연 3.370%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5년물은 21.0bp, 10년물은 19.0bp, 20년물은 19.3bp 내리는 등 전 구간의 금리 하락이 뚜렷했다.

이는 3월23일 3년물 연 3.617%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반전이다. 특히 지수 편입 하루 전인 3월31일 외국인은 2조7000억원 규모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3월 한달 동안 총 7조1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3 가량이 말일 유입된 셈이다.

외환시장에서도 1일 원·달러 환율이 중동 종전 기대감 등과 함께 전일대비 28.8원 하락하며 1501.3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다만 이러한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변수가 있다. 우선 WGBI 편입이 확실히 마무리되기까지 잘 버텨야 한다. 11월까지 8개월 동안 단계적으로 절차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FTSE 러셀은 WGBI 편입기준으로 시장 규모 및 유동성 측면이란 정량적 조건과 국제거래 편의성, 진입장벽 등 시장접근성 측면에서 정성적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정량적으로 조건을 충족한 우리나라가 시장접근성 측면에서 그동안 기준을 충족치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 따른 신규 편입 결정은 반기별로 시행되는 정기 리뷰를 통해 진행된다. 편입기준 충족이 단기일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먼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후 시장참가자 인터뷰 등을 포함한 심사 과정을 거쳐 구체적 계혹을 발표한다.

까다로운 기준은 편입이 확정된 이후에도 이어진다. 정량기준 미달에 따른 WGBI 퇴출은 매달 구성종목 재조정 심사를 통해 기준 미달 다음달부터 즉시 진행된다. 가령 스위스는 2018년 8월 기준 국채 발행잔액 기준치가 190억달러로 미달하면서 익월 지수 편입종목에서 퇴출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20년 3월 무디스 신용등급이 'Ba1'으로 강등됨에 따라 익월부터 퇴출절차가 시작됐다.

우리나라가 취약했던 시장접근성 측면은 FTSE 러셀의 채권시장 국가분류체계에 따른 등급 기준이 적용된다. 이는 해당국의 거시경제, 외환시장 및 채권시장 구조, 글로벌 예탁·보관기관 연계성 측면에서 접근성을 평가해 레벨 0부터 레벨2까지 3단계로 구분한다.

WGBI 편입을 위해선 가장 높은 수준인 레벨2의 시장접근성이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레벨1 수준에서 이에 못미치면서 수년간 관찰대상국 리스트에 등재됐던 것이다.

정량적 측면에선 이미 2022년 3월말 기준 국채 발행잔액 약 884조원으로, WGBI의 기준인 500억달러를 훌쩍 상회하고 있었다. 연간 신규 발행규모 역시 기준치를 두 배 가량 크게 상회한다. 또한 S&P나 무디스와 같은 국제 신용평가기관의 국가 신용등급 역시 편입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그러면 WGBI 편입 이후엔 어떤 효과가 있을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WGBI 신규 편입 사례인 멕시코와 남아공의 경우가 예다. 이들 국가는 각각 2010년 4월과 2012년 4월에 신규 편입된 바 있다. 이후 각각 40%, 20%씩 국채시장의 외국인 비중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WGBI 추종 자금 외에도, 지수 편입에 따른 채권가격 상승 등을 고려한 패시브 펀드 등의 선투자 수요, 여타 액티브 자금의 추가 유입 등이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023년 2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우리나라 국채의 WGBI 편입시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의 추종자금 추정치를 반영해 자본유입 규모를 추정하면 총 500억~600억달러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가 언급한 전망과 일치한다.

또한 "WGBI 편입이 통상적으로 12~18개월 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지수편입 이후 월평균 자본유입 규모는 약 28억~5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러한 추정치는 WGBI 추종자금 유입만을 고려한 것으로, 해외사례에 나타난 바와 같이 지수편입에 따른 추가적인 자본유입 가능성을 고려할 때 실제 규모는 추정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도 설명한다.

그러나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의 지적처럼 "글로벌 금리 상승과 머니무브로 지수 추종 자산운용규모(AUM) 자체가 감소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앞서의 전망과 비교하면 최근의 지정학적 이슈 등을 감안하면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진 탓이다. 원화 약세 압력이 지속됐던 점을 감안하면 국가별 벤치마크대비 실제 비중을 낮게 가져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예탁결제원 등과 함께 WGBI 편입이 마무리되는 11월까지 8개월 동안 'WGBI 상시점검·투자유치 추진단'을 가동한다. 1일 1차 회의를 연 이들은 "자금유입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외국인 투자자의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소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적인 자금유입 촉진 방안도 다각도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WGBI 편입이 우리 경제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채권시장에선 당연하겠지만 국채수익률 하락 효과가 뒤따를 것이다.

그밖에도 유입자금의 성격이 그동안 기존 채권투자자금과 상이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시장의 투자자 저변 다각화란 측면에선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특히 중·장기성 투자자의 경우,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의 비중이 대부분인데, WGBI 추종자금의 성격은 민간부문 장기성향 투자자 비중이 높기에 변화가 예상된다.

외국인 채권보유잔액 중 중·장기성향 투자자 비중 추이를 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각국의 중앙은행으로 최근 10년 사이 45~5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부펀드의 비중도 10%대로 커졌다.

외환시장의 영향은 단언키 어렵다. 그러나 학계의 연구 결과에선 지수편입에 따른 통화절상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난다.

WGBI 편입에 따른 자본유입 확대는 급격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늘어났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컨대 앞서 언급처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퇴출 조항에 해당할 경우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도 상존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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