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이재명 대통령의 ‘다주택,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 공직자 부동산 정책 개입 배제’ 지시는 정부가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부동산 정책 신뢰도를 높이려는 선제 조처이자 공직 사회를 향한 기강 다잡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여러차례 엑스(X)를 통해 부동산 투기 근절을 강조해온 이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정책 담당자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부동산 공화국 탈출은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핵심 중의 핵심 과제다. 부동산, 특히 주택 가격 안정은 이 정권의 성패가 달린 일이고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일”이라며 “부동산이나 주택 정책에서는 단 0.1%의 결함이나 구멍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는 과거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이 정책 입안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드러나면서 좌초한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공격 빌미를 원천 차단해 ‘내로남불’ 역공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이 사전 내부 정보를 이용해 경기 광명, 시흥 등 3기 새도시 예정지 땅을 사전 매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치명상을 입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엘에이치 사례를 언급하며 재발 방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최근엔 정정옥 청와대 성평등가족비서관, 윤성혁 산업정책비서관 등의 농지 쪼개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향후 내놓을 부동산 정책의 신뢰성을 더 높이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엑스에 부동산 관련 글을 올리며 다시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21일 사업자 대출로 부동산 구입을 한 사례를 보도한 기사를 공유하며 “사기죄 형사 처벌에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받고 강제 대출 회수당하는 것과 선제적으로 자발 상환하는 것 중 어떤 선택이 더 합리적일지는 분명하다”고 적었다.
관심은 부동산 정책 업무에서 얼마나 많은 청와대 참모나 부처 공직자들이 배제될지에 쏠린다.
청와대는 후속 조처에 착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동산·주택 정책 담당자의 주택 등 부동산 보유 현황을 파악 중이며 현황 조사 후 관련 업무 배제 조치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지시는 각 부처에 내각을 통해 전달됐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근무하는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자 참모는 총 12명으로 알려졌다. 문진영 사회수석이나 조성주 인사수석, 김상호 보도지원비서관 등은 집을 팔거나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봉욱 민정수석,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 김현지 제1부속실장, 권순정 국정기획비서관 등은 2채 이상의 집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책 설계에 직접 관여하는 이성훈 비서관은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곳은 재정경제부 세제실과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차관보실 일부, 국토교통부 주택정책 쪽이다. 이 가운데 재산공개 대상자인 장차관과 실장(1급) 등 주요 고위급은 1주택자 또는 무주택자로 해당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역시 관련 공직자 가운데 다주택자가 없고 1주택자도 실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