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사력 세계 5위라고 하지만 핵무기 제외한 평가는 의미 없어"
"필리핀 주둔 미군, 의회요구로 1992년 철수…주한미군도 철수가능"
"동맹국 멀리하면 안보에 치명적"…김진우 서강대 겸임교수 인터뷰
[※ 편집자 주= 김진우 서강대 겸임교수의 인터뷰 기사는 분량이 많아 네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두 번째로 한국의 국방력을 다뤘습니다. 이미 송고한 첫 번째 기사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목적, 미국의 북한 타격 가능성 등을 다뤘습니다. 첫 번째 기사의 요약은 이번 기사 맨 아랫부분에 수록했습니다. 다음 주 이후에 나가는 세 번째와 네 번째 기사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 문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미·중 패권 경쟁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삶]은 자서전적 인터뷰여서 개인의 스토리와 사진 등이 많이 들어갑니다.]

[윤동진 기자 촬영]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만약에 북한이 남한을 전면전 방식으로 공격해오면 한국은 미국 없이 독자적으로 버티기 어렵습니다. 한국 군사력이 세계 5위라고 하지만 그건 핵무기를 빼놓고 평가한 것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미국 입장에서 필리핀은 전략적으로 한국보다 중요한 나라였습니다. 그런데도 필리핀 국민과 의회가 떠나라고 해서 미군은 주저 없이 철수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김진우 서강대 국제대학원 겸임 교수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인터뷰는 서강대와 연합뉴스에서 3월 3일부터 두차례 진행됐다.
김 교수는 인터뷰에서 "한국은 재래식 무기에서 북한보다 우수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면서 "북한이 보유 중인 수십기의 핵탄두 가운데 5기만 발사해도 한국은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는 반미 정서가 생각보다 강하고, 우파 진영에도 그런 정서가 있다"면서 "우리가 자꾸 동맹국을 멀리하면 그 나라의 정부와 국민도 우리를 좋게 볼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정책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동맹국인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의 외교관들은 미국 당국자들을 잘 안 만나는 경향이 있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학사, 하버드대에서 석사,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해군 분석센터를 시작으로 핵무기 연구소인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미국 국방부, 국무부 등에서 일했다.
그는 한반도 핵 문제 등에 정통해서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 전략가인 헨리 키신저(1923∼2023)가 그에게 수시로 연락해서 의견을 구했다고 한다.
2016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서강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로서 국가 안보와 국제관계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중앙의 2명 중 왼쪽이 체니 부통령, 오른쪽이 김진우 박사 [본인 제공)
-- 본인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갔는데, 새 학교에는 금방 적응했나
▲ 우리 가족은 뉴욕에 정착했는데, 나는 영어를 할 줄 몰랐다. 당시에는 초등학교에 ELS(영어 집중 교육) 프로그램도 없었다. 우리 부모님은 나와 누나를 거칠게 키웠다. 수영장에 던져놓고 알아서 수영하라는 식이었다. 첫날 교장선생님이 "What is your name?"이라고 했는데 나는 "Yes"라고 답변했다. 내가 아는 단어가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누나는 적응이 빨랐지만, 나는 시간이 걸렸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처음에는 영어도, 한국어도 아예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더니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말문이 터졌고, 입 다물라고 해도 말을 했다고 한다.
-- 영어로 말은 안 했지만 계속 들으니 언어구조를 자연스럽게 익힌 것인가.
▲ 당시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이 심했던 시기였다. 나는 여기서 말을 안 하면 살아남기 어렵겠다고 생각한 듯하다. 그래서 미국 아이들보다 영어를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리고 공부로 미국 아이들을 이기고자 했다.
-- 예일대 역사학 박사과정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유명한 책 '강대국의 흥망' 저자 폴 케네디 교수를 만났다고 하던데.
▲ 그렇다. 그 교수님은 자신이 직접 나를 뽑았다고 했다. 내가 제출한 예일대 지원서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이는 그분이 나중에 나에게 한 말이다. 케네디 교수는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 3명의 교수 중 1명이다. 그리고 나를 끝까지 지켜주신 분이다. 나머지 2명은 지도교수님들이다.

이 대통령이 경남 거제도 반공 포로 수용소를 방문하자 수감 중인 포로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 본인은 예일대에서 박사논문을 쓰기 위해 이승만 관련 연구를 많이 했다고 했는데, 이승만은 어떤 인물인가.
▲ 내가 이승만 대통령을 케이스 스터디로 삼아서 논문을 쓴다고 했더니 주변 사람들이 말렸다. 왜 그런 독재자를 다루냐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있는 그대로 실체를 파악하고자 했다. 무엇보다도 원자료 수집에 노력을 기울였다. 미 의회도서관과 아이젠하워 도서관에 가서 많은 자료를 찾았다. 한국의 외교안보연구원, 국회도서관 등에서도 이 대통령과 관련한 원자료를 수집했다.
-- 원래 예일대가 원자료를 중시하나.
▲ 그렇다. 예일대 역사학과는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에게는 수업을 듣도록 하지만 3학년 때는 수강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때는 조교(TA) 일도 못 하게 한다. 논문을 쓰는 데 필요한 자료 조사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비용을 제공하면서까지 외국에 나가서 자료를 조사하도록 한다. 이런 절차를 거쳐야 박사 논문을 승인해준다.
-- 그 결과, 이승만은 어떤 인물인가.
▲ 원래 미국은 한국 대통령으로 이승만을 원하지 않았다. 고집이 세고, 골치 아프게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마구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니 그러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승만에게는 장점이 있었다. 영어를 잘했고, 미국 대통령을 지낸 우드로 윌슨의 제자였다. 미국 프린스턴대 박사 출신이기도 했다. 그리고 배짱이 있었다. 결국 이승만이 한국의 대통령이 됐는데, 미국은 여전히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6.25전쟁 막판에는 이 대통령을 제거할 계획도 세웠다. 당시 그 비상계획 명칭이 'OPERATION EVERREADY'였다. 항상 준비된 작전이란 뜻이다. 이 대통령이 휴전(1953년 7월) 전에 미국의 승인 없이 반공 포로를 석방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임시 수도 부산시 서구 대통령 관저에서 방한 중인 아이젠하워 당선자와 반갑게 악수하고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 대통령이 없었다면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불가능했다고 했는데.
▲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1954년 11월에 발효됐는데, 미국은 원래 체결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 조약을 체결하면 미국이 위험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 그 조약에 따라 미국은 자동으로 전쟁에 개입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남북한이 또다시 전쟁을 벌이면 의도치 않게 소련(현재 러시아)과의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미국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 미국으로서는 중국과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 방위조약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나.
▲ 소련 봉쇄(Containment) 이론으로 유명한 미국의 외교·안보 전략가 조지 캐넌(1904∼2005)은 일본이 중요하지,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한국은 민주주의 경험도 없고, 막걸리나 마시는 나라라고 비하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어렵게 설득해서 한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당시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면담한 직후에 국무부 장관 덜레스와 이런 대화를 나눴다는 기록이 있다. "그 영감(이승만) 참 지독하네. 일단 한국을 도와줍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026년 3월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구축함 '최현호'의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모습을 화상으로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북한은 순항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 [조선중앙TV 화면]
--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미국은 현재 한국의 핵우산이 될 수 있나. 일부에서는 찢어진 우산이라고 하는데.
▲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핵우산이 아니라 핵 억지를 말하는 것이다. 핵우산이라는 말 자체가 정확하지 않은 용어다. 우산은 비를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수비적인 도구다. 그런데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ce)은 북한이 핵무기를 쏠 때 우산처럼 막아준다는 방어막(Shield) 개념이 아니다. 북한이 핵을 쏘면 미국이 가혹하게 보복할 것이므로 북한이 아예 발사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공포개념이다. 영어 단어 '억제(Deter)'의 라틴어는 '분리하다(de)'와 '겁을 주어 쫓아내다(terrere)'가 결합된 말이다. 즉,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수동적 방패가 아니라 파멸적 응징(Punishment)을 경고하는 전략이다. 따라서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우산'이라는 방어적 단어로 포장하는 것은 억지력의 실체를 왜곡하는 것이다.
-- 미국의 그 핵 보복이 가능한가. 한국 사람들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갖고 있어서 미국이 핵 보복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 미국이 뉴욕시민을 희생하면서까지 한국 시민을 지켜줄 수 없을 것이라는 한국인들의 생각은 알고 있다. 일리가 있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다. 만약 미국이 한국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힘을 잃게 된다. 유럽을 비롯한 동맹국들뿐 아니라 전 세계 어떤 나라도 미국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한국인들은 미국이 이해타산만 고려해서 움직인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실무에서 경험한 바로는 그렇지는 않다. 그 이상의 동맹 가치, 약속(commitment), 책무, 신뢰 등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 만약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다면 미국은 한국을 그렇게 쉽게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국방부는 2025년 2월 20일 미국 B-1B 전략폭격기를 전개한 가운데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제공]
-- 현실적으로 미국 대통령으로는 자국민이 본토에서 희생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듯한데.
▲ 당연히 미국 대통령은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미국은 어떤 공격을 할 때는 그 타깃 옆에 있는 교회에서 몇 명이 희생될 수 있는지도 계산한다. 오폭으로 숨지는 사람이 발생할 가능성도 감안한다.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에 미국의 핵 보복은 즉각적이거나 기계적이지 않다. 자동 실행이 아니라는 뜻이다.
-- 자동 실행이 아니라는 것은 무슨 이야기인가.
▲ 만약 북한이 남한에 핵폭탄을 투하한다고 해도 미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부터 파악할 것이다. 이론이 아닌 현실 국제 정치에서는 희생자가 얼마나 되는지 '숫자'를 엄격하게 따진다. 결국 핵전쟁에도 '비례의 원칙(Proportionality)'은 예외 없이 적용된다. 피해 상황에 맞게(비례해서) 보복한다는 뜻이다. 미국은 이 원칙에 따라 어떤 무기로 어떻게 보복할지 결정할 것이다. 잔인하지만 그게 바로 핵전쟁의 현실이다. 핵 억지력의 역사는 길고 깊다. 존 폰 노이만, 허먼 칸, 앨버트 월스테터, 프레드 이클레, 키스 페인 등 20세기의 천재적 전략가들이 수십 년간 이런 극한의 상황들을 연구하고 대비해 왔다. 이것은 결코 아마추어들의 얄팍한 게임 이론이 아니다.

이번 이란 전쟁에서 한국의 천궁은 방공망 무기로 우수성이 입증됐다. 이 사진은 아랍에미리트에천궁을 수출할 때인 2021년 11월방사청이 공개한 것이다.
-- 북한이 전면적으로 공격하면 한국은 독자적으로 버틸 수 있다고 보나.
▲ 6.25 전쟁 같은 전면전이 일어나면 한국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 한국의 재래식 무기가 북한보다 우수하다고 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어리석다기보다는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다. 핵무기가 무엇인지, 전쟁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현실 감각조차 없다는 뜻이다.
-- 각국의 군사력을 측정하는 민간 사설 단체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는 한국의 군사력이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에 이어 5위라고 했고, 북한은 31위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핵무기를 빼고 재래식 무기만으로 군사력을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북한의 핵탄두 개수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어떤 사람은 10기라고 하고, 20기라는 추정도 있다. 다른 사람은 30기 또는 50기라고 한다. 그런데 실전에서 5기만 사용해도 한국은 북한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나는 서강대 국제대학원 종강 전 마지막 수업에서는 워게임(Wargame)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어떤 워게임 중에 핵폭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누크맵(Nuke map)'을 적용했더니 서강대에 대형 핵폭탄 1개가 떨어지면 300만명가량이 죽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 재래식 무기가 아무리 우수해도 핵무기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인가.
▲ 각국이 핵무기를 가지려는 것은 그만큼 안보에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몇십년 동안 주민들이 굶어 죽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핵무기를 만들었다. 중국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도 돈이 없었던 문화 혁명 시기였다. 소련도 국민이 굶어 죽을 때 핵무기 제조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부분 국가는 경제를 희생하면서 핵 개발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이세원 기자 촬영]
--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있나.
▲ 미군이 1992년 필리핀에서 철수한 것은 이 나라 국민과 국회(상원)가 요구했기 때문이다. 미군은 그해 6월 클라크 공군기지(Clark Air Base)와 11월 수비크 만(Subic Bay Naval Base)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당시 미국 입장에서 필리핀은 한국보다 전략적으로 중요했다. 그렇지만 필리핀이 요구하니 주저 없이 떠났다. 주한 미군도 마찬가지다. 한국 국민이 떠나라고 하면 떠날 것이라고 나는 본다.
-- 미국은 1차 중국 방어선을 일본 열도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가.
▲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한국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보다는 일본이 더 중요하다. 군사적으로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그러하다. 그리고 미국은 일본을 더 믿을 만한 동맹국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반미 정서가 심하다는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다. 물론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다. 그걸 부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 미국은 한국의 반미 상황을 파악하고 있나.
▲ 미국은 한국 내 국민들의 반미 정서, 정치인들의 반미 성향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 주요 정치인의 참모들 성향도 안다. 특정 상황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 거기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항상 불편한 정보까지 모두 입수해서 전체적 상황을 파악한 뒤 어떻게 할지 결정한다. 한국의 안보 상황을 감안하면 반미 정서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우파 성향인 사람들에게도 반미 정서가 깔린 듯하다. 한국의 이런 모습을 미국 정부와 국민이 좋아할 리가 없다. 일본은 한국과 분위기가 다르다. 동맹국에 여러 가지로 적극 협조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2000년 8월5일 오후 부산시 부산진구 연지동 미군 하얄리야 부대 정문 앞에서 한총련 통일선봉대 소속학생 1천여명이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상호(Mutual)'라는 단어가 있다. 받기만 하고 주는 것이 없는 일방적 관계는 동맹이 아니다. 미국은 한국 안보에 헌신하는 만큼 한국으로부터도 상응하는 기여를 기대한다. 우리나라는 동맹국으로서 미국을 도울 수 있는 전략적 카드를 충분히 갖고 있다. 이제는 우리 정부가 미국에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고려해서 선제적으로 제안해야 한다고 본다. 일방적 의존보다는 진정한 동맹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한국 외교관이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무슨 이야기인가.
▲ 동맹은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 치열한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과거에 미국 국방부가 주최한 중요한 안보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현장에는 미 국방장관과 미 합참 수뇌부가 대거 참석했다. 그 자리에 일본에서는 12명, 싱가포르에서도 10명의 인사들이 달려왔다. 미국 수뇌부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이런 접촉이 필요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 측 참석자는 한 명도 없었다
-- 한국인은 왜 안 왔나.
▲ 그건 모르겠다. 만약 영어가 문제라면 통역 지원을 받으면 된다. 일본 사람들은 대체로 영어를 잘 못하는데, 필요하면 서류로 소통하기도 한다. 영어를 잘 못하는 파키스탄 외교관도 CNN과 인터뷰를 하는데, 우리나라 외교관들이 이런 인터뷰에 나서는 것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미국 당국자들은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인이 오지 않는다. 우리 외교관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면 한다. 우리나라에는 능력이 뛰어난 외교관들이 많은데, 의지가 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김진우 박사 인터뷰 2차 기사 끝)

[한국 외교부 제공]
<김진우 박사 인터뷰 1차 기사 요약>
[삶] "미국, 북한 공격 어렵다…수뇌부 제거하면 더 위험"(3월13일 송고)
이란 다음에 북한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수뇌부가 제거된 북한이 더욱 위험하기 때문이다. 핵무기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에 그렇다.
이번에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것은 이란이 실질적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이란 측은 실제로 전쟁 직전 핵 협상장에서 60% 농축한 우라늄 460㎏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라늄 농축은 20%까지는 어렵지만 20%를 60%로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60%를 90%로 끌어올리는 것은 더욱 쉽다. 90% 이상의 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연료다.
지난 1월 8일과 9일 이틀간 이란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에서 3만6천명이 살해됐다고 일부 언론은 보도했다. 이 수치는 좀 과장됐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전에도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됐고, 인권 유린과 독재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지 대원들은 아주 잔인하다. 그들은 여성 시위자들을 성폭행한 뒤 죽이기도 했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연락해서 시신을 찾아가라고 하고는 돈을 지불해야 시신을 내줬다. 동성애자들을 지붕 위에서 밀어 죽이기도 했다. 병원을 폭파하기도 했다.
하메네이뿐 아니라 그 아들도 많은 돈을 해외에 은닉했다고 한다.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스페인 등으로 빼돌렸다고 하는데, 이들 가족의 재산이 290조원이나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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