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미국, 북한 공격 어렵다…수뇌부 제거하면 더 위험"

"핵무기 통제 안돼서 위험 상황 발생할 수도 있어"

"미국의 이란 공격 핵심목적은 핵 위협 없애는 것"

"한국안보에 대한 진지한 고민 필요"…김진우 서강대 겸임교수

[※ 편집자 주= 김진우 서강대 겸임교수의 인터뷰 기사는 분량이 많아 4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첫 번째로 미국의 이란 공격 목적, 북한 타격 가능성 등을 다뤘습니다. 다음 주 이후에 나가는 2∼3번째 기사는 남한의 국방력,자체 핵무장론,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미·중 패권 경쟁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삶]은 자서전적 인터뷰여서 개인의 스토리와 사진 등이 많이 들어갑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김진우 박사
[윤동진 기자 촬영]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이란 다음에 북한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이들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에 이어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을 비롯한 수뇌부가 제거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뇌부가 제거된 북한이 더욱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핵무기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에 그렇습니다."

이는 김진우 서강대 국제대학원 겸임 교수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인터뷰는 3월 3일부터 서강대와 연합뉴스 사무실에서 두 차례 진행됐다.

그는 인터뷰에서 "미국은 김정은이 어디에서 잠을 자는지도 파악하고 있겠지만 제거 작전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면서 "제거 후의 북한 상태가 더욱 위험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이란 전쟁에서 하메네이가 제거된 후에 미사일이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북한도 마찬가지로, 김정은이 미국의 공격에 의해 사망하면 미사일 발사가 통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발사되는 북한 미사일은 핵무기라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면서 "미국은 이런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에 북한에 대한 공격을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재직시절 키신저, 슐츠 전 국무장관과 김진우 박사
왼쪽에서 두 번째가 키신저, 세 번째가 슐츠 전 국무장관, 맨 오른쪽이 김진우 박사. 김 박사는 키신저의 요청으로 이들과 비공개 면담을 했다. [본인 제공]

김 교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과 함께 미국에 갔으며 뉴욕에서 성장했다. 조지타운대에서 학사, 하버드대에서 석사,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미국 해군 분석센터, 핵무기 연구소인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미국 국방부, 국무부 등에서 일했다. 안보 관련 상황을 분석했으며 특히 핵 억제 정책을 검증하고, 제안하는 업무를 했다.

특히 그는 한반도 핵 문제 등에 정통해서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 전략가인 헨리 키신저(1923∼2023)가 그에게 수시로 연락해서 의견을 구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도 키신저가 사망한 후에 조심스럽게 꺼낼 수 있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김 교수는 2009년 북한의 핵실험 관련 상황을 폭스 뉴스 기자에게 말했다는 이유로 간첩죄로 기소됐다. 이는 당시 오바마 정부의 정치적인 기소로, 그가 억울한 희생양이라는 동정여론이 많았다.

그는 4년간 이어진 긴 법정 공방으로 더 이상 변호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플리바게닝으로 11개월의 실형을 살고 출소한 뒤 2개월간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은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검사가 형량을 낮춰주는 협상을 말한다,

그는 2016년 한국으로 돌아와 생활하고 있으며 서강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로서 국가 안보와 국제관계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조지타운 대학교 졸업식에서 김진우 박사
[본인 제공]

-- 고향은 어디인가.

▲ 1967년 8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1976년 초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아버지가 미국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어머니, 누나 등 네 식구가 뉴욕으로 갔다,

-- 아버지는 어떤 분인가.

▲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한국에서 무역업을 하셨다. 돈도 많이 버셨다고 한다. 뉴욕에서도 아버지 무역업은 잘 됐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아버지 사무실이 있었다. 어머니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엘리트였지만 전업주부로 사셨다.

-- 가족들이 왜 미국으로 가게 됐나.

▲ 아버지는 자식들의 공부를 생각하신 것 같다. 10여년 후에 우리 남매가 대학에 진학하자 부모님은 "이제는 할 일은 다하셨다"면서 한국으로 돌아오셨다. 현재 어머니는 병석에 누워 계시고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다. 부모님이 미국으로 가지 않고 계속 한국에 사셨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지타운 대학교 시절 어머니와 함께한 김진우 박사
[본인 제공]

-- 본인은 미국에서 공부를 잘해서 월반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 초등학교 5학년 어느 날이었다. 선생님이 부모님을 모셔 오라고 했다. 나는 내가 무슨 잘못을 한 줄 알았다. 그런데 선생님은 내가 초등학교에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월반시키자고 했다. 나는 그 월반이 싫었다.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초등학교 5학년에서 곧바로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그 학교 환경이 좋지는 않았다.

-- 고등학교 생활은 어떠했나.

▲ 예수회가 운영하는 남자 프렙스쿨(대입시 준비 위주의 수준 높은 학교)이었는데 규율이 엄격했다. 학생들은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매어야 했다. 정해진 신발도 있었다. 머리 길이 단속도 심했는데, 교장 선생님이 가위를 들고 학생들의 긴 머리를 직접 잘랐다. 수업도 직설적인 질문-답변 방식으로 진행됐다. 읽어야 할 책도 많았다. 제대로 못 하면 매를 맞기도 했다. 지금 이렇게 체벌하면 큰일이 나지만 당시 미국에서는 문제가 안 됐다. 나의 사고방식은 고교 시절 예수회 신부님들로부터 배운 엄격한 인식론(Epistemology)에 뿌리를 두고 있다.

-- 엄격한 인식론에 뿌리를 뒀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인가.

▲ 당시 나는 '주관적인 진실은 형용모순(Oxymoron. 서로 의미가 반대되는 말)'이라는 점을 깊이 새겼다. 그래서 업무를 할 때도 개인적인 편견이나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반드시 객관적인 팩트와 논리가 뒷받침된 결론만을 신뢰했다. 아무리 권위 있는 목소리여도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다면 끊임없이 질문하며 최선의 답을 찾아가는 스타일이다.

-- 고교 이후 진로는.

▲ 조지타운대를 졸업하고는 월스트리트에 있는 금융기관에 취업했다. 급여 수준은 높았지만 내가 갈 길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10개월 만에 그만뒀다. 그리고 하버드대에서 석사,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은 아이젠하워 시절의 미국 냉전정책에 대한 내용이다. 이승만 대통령과 한국 문제를 케이스 스터디로 다뤘다. 예일대 박사과정 후에 해군 분석관으로 일하는 도중 로렌스 리버모어 핵 연구소에서 연락이 왔다. 이곳에서 일할 생각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수락했다. 그 이후 나는 국방부, 국무부, 연구소 등에서 일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해 설명하는 트럼프 대통령
[AFP 사진]

-- 한국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충동적이고 '예측 불가'라고 생각해서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는 어떤 인물인가.

▲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의 변두리인 퀸스에서 자란 사람이다.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특유의 스타일이 있다. 버스가 10분 정도 늦게 오면 운전기사한테 "내가 100년이나 기다렸잖아요"라고 하면서 장난을 친다. 과장되게 말을 하지만 그렇다고 허풍이라고 볼 수 없다. 진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3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면 300%는 아니지만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확실하다.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에 대해 "10점 만점에 15점이었다"라고 말하는 것도 그런 화법이다.

-- 그에게는 충동적인 측면이 있지 않나.

▲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 자체가 목적을 달성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 트럼프 대통령의 단점은 무엇인가.

▲ 그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욱하는 성향도 있다. 말을 빨리 바꾸는 측면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에게서 보이는 쿨한(적어도 겉으로는 차분한) 측면이 부족하다.

-- 그의 장점은 무엇인가.

▲ 인간관계에서 충성도가 강하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믿으면 끝까지 간다. 그는 거칠어 보이지만 세심하고 소프트한 측면도 있다. 5만명이나 모이는 랠리(Rally. 정치집회)를 하면 1시간 일찍 와서는 천막 뒤에서 보안 담당 요원, 묵묵히 청소하는 아저씨, 세탁 담당 아주머니 등의 가족 이름까지 불러가며 일일이 악수하는 사람이다. 발레파킹(손님 대신에 차량을 주차)을 해주는 청년에게 100달러를 주기도 한다. 이런 성향은 젊은 시절 뉴욕에서 부동산개발자로 일할 때부터 있었다.

-- 트럼프 대통령은 구조보다는 사람을 본다고 했는데.

▲ 미국의 외교 분야에는 좋은 대학교 출신의 엘리트들이 많다. 대체로 그들은 어떤 국제적 사안을 분석할 때 우선적으로 그 나라의 정치, 정당, 제도를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반대다. 구조나 제도보다는 사람을 먼저 본다. 사람이 괜찮으면 제도와 구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특징 중 하나다. 사람에 대해서는 인성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 일을 해낼 수 있는지를 본다. 즉 능력을 중시한다.

폭격 맞은 이란 나탄즈 핵시설 단지를 위성으로 찍은 사진
[AP 사진]

--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란을 공격했나.

▲ 미국에 실질적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이란 측은 실제로 전쟁 직전 핵 협상장에서 60% 농축한 우라늄 460㎏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라늄 농축은 20%까지는 어렵지만 20%를 60%로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60%를 90%로 끌어올리는 것은 더욱 쉽다. 90% 이상의 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연료다. 이러니 이란이 보유 중인 농축 우라늄이 핵무기 물질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실제로 협상장에서 이란 대표는 "11개 정도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란이 이른 시일 안에 핵무기를 완성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이 공격을 서두른 것으로 나는 판단한다.

-- 트럼프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그리고 11월 중간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이란을 공격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미국이 중국에 타격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이란을 공격하지는 않는다. 다만, 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이란을 공격했는데, 부수적 효과로 중국에 대한 견제 효과가 생기는 측면은 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는 주장도 음모론적 시각이다. 미국이 그런 목적으로 한 나라를 공격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란 전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선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인데, 이 역시 부수적인 효과이다. 이런 주장들은 현실의 복잡성을 배제한 탁상공론의 성격이 짙다. 미국의 정책이 현장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되는지, 그 실무적 맥락을 들여다본다면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 미국 국민의 대부분이 이란 공격을 반대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CNN을 비롯한 일부 진보 성향 매체의 여론조사에서는 그러한 경향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두고 찬반이 팽팽하거나 찬성 여론이 더 높게 나온 조사 결과도 적지 않다. 한국 언론이 다양한 조사 결과를 균형 있게 다루지 않는 점은 아쉽다. 언론 본연의 역할은 다양한 시각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니 상반된 여론의 흐름도 함께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화당 내부 여론조사는 트럼프에 대한 강한 지지를 보여준다.

'히잡 의문사 1주기' 희생자 사진 들어 올린 독일 시위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다 의문사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사망 당시 22세)의1주기를 맞아 2023년 9월 16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시위가 열리고 있다. 한 시위자는 아미니를 비롯한 희생자들의 사진이 인쇄된 종이를 들고 있다. 이날 이란 각지와 세계 곳곳에서 아미니를 추모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EPA 사진]

--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그 산하 조직인 바시지(Basij) 민병대원들이 시위 중인 시민을 수만 명 죽이는 등 인권 유린을 해서 미국이 전쟁을 결행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지난 1월 8일과 9일 이틀간 시위 중인 시민 3만6천명이 살해됐다고 일부 언론은 보도했다. 정확한 희생자 수를 나는 잘 모른다. 이 수치는 좀 과장됐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전에도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됐고, 인권 유린과 독재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미국이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정치적 압력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 전쟁을 결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인권 유린과 독재적 상황이 아니었다. 미국이 직면한 핵 위협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 이란의 바시지 대원들이 어떤 행위를 했다는 것인가.

▲ 그들은 나치 정권의 친위대(SS)처럼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고, 아주 잔인하다. 그들은 여성 시위자들을 성폭행한 뒤 죽이기도 했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연락해서 시신을 찾아가라고 하고는 돈을 지불해야 시신을 내줬다. 동성애자들을 지붕 위에서 밀어 죽이기도 했다. 병원을 폭파하기도 했다.

-- 하메네이가 해외로 빼돌린 돈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 하메네이뿐 아니라 그 아들도 많은 돈을 해외에 은닉했다고 한다.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스페인 등으로 빼돌렸다고 하는데, 이들 가족의 재산이 290조원이나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란 국민은 이런 사정을 알기 어렵다. 철저히 통제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란혁명수비대의 열병 모습
[SNS 캡처 사진]

-- 이란에 민주주의 정부를 세우는 것은 미국의 목표가 아닌가.

▲ 나는 미국의 목적이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 정권교체)보다는 레짐 편집(regime edit)이라고 생각한다. 즉 이란이 미국에 더 이상 위협이 안 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차기 이란 정부가 민주주의이고 친미적인 정부이면 좋겠지만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다면 비민주적 정부라고 하더라도 미국은 수용할 수 있을 것이고 생각한다.

-- 신정정치를 비롯한 정치구조를 바꾸는 일은 안 한다는 것인가.

▲ 미국이 독재적인 통치구조(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입법·사법·행정·경제를 모두 장악하는)를 직접 바꾸기는 어렵다. 그건 이란의 지도자와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이다. 다만 미국은 그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뿐이다. 과거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미국에 준 교훈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이 직접 정치를 완전히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문화여서 그것이 자리 잡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 미국은 지상군을 이란에 보낼 계획이 없었던 것인가.

▲ 그렇다. 이라크전쟁 당시 약 40만명의 지상군이 동원됐다. 그 준비에도 수개월이 걸렸다. 이번에 미국은 그런 준비가 안 돼 있다. 어떤 전문가들은 지상군을 보내지 않으면 트럼프가 원하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나는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 미국과 이스라엘이 특수부대를 보내서 농축우라늄을 빼내 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 이란이 농축우라늄을 갖고 있다면 육불화우라늄(UF₆) 형태일 것이다. 농축도 60%를 웃도는 460kg의 고농축 우라늄은 육불화우라늄 형태로 30B 실린더 내에 밀봉된다. 전체 중량은 약 635kg 정도 될 것이다. 델타포스나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또는 미 육군 제75 레인저 연대 예하의 소규모 특수 작전팀이 몰래 침투해서 이걸 들고 신속하게 반출하는 것은 작전상 어려운 일이다.

-- 이란은 이 핵물질을 여기저기 분산해 놓았을 듯한데.

▲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걸 여러 곳에 분산해 놓으면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 배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그걸 한곳에 두고 집중적으로 감시할 것이다.

북한, 최신형 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24년 1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 지도 아래 지난달 31일 아침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사진]

-- 미국이 이란의 하메네이 다음으로 북한 김정은을 비롯한 수뇌부 제거 작전에 들어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데.

▲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이란 전쟁에서 최고 지도자를 제거해도 이란은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 대통령이 주변국에 미사일 발사에 대해 사과하고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미사일은 계속 날아갔다. 이란 대통령한테는 힘이 없어서 컨트롤이 안 되는 것이다. 북한 상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을 제거해도 누군가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북한에도 '미리 승인된 권한(predelegated authority)'이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지도부가 사망할 경우 하부 단계에 대응을 위임하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미사일은 핵미사일이라는 것이다. 즉 김정은을 비롯한 최고 수뇌부를 제거하면 핵을 통제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물론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이트가 어디에 있는지, 김정은이 잠을 어디서 자는지 다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김정은 제거 작전을 실행하기는 어렵다고 나는 생각한다.

--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는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나.

▲ 당연히 잘 안다. 게다가 북한은 이란과 다른 점이 있다. 이란은 핵무기를 완성하면 헤즈볼라(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등 외부로 핵무기를 반출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북한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된다. 즉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 안에 머무른다는 것이다.

북한 영변 원자로 냉각탑 파괴 장면
북한이 2008년 6월 27일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전략은 성공한 것인가.

▲ 나는 25년 전부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해왔다. 그 핵무기가 생존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거의 모든 전문가와 당국자들은 실제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경제적 지원을 받고 국제적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잘못된 가정하에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해왔다.

-- 미국은 과거에 북한 공격을 준비하지 않았나.

▲ 그렇다. 1994년에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공격할 계획이었다. 당시 클린턴 정부는 영변을 폭격해도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폭격은 무산됐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남한에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반대했기 때문이다.

-- 한국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먼저 재래식 무기를 대폭 확충하고 군인들 훈련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국민이 어떻게 대응할지 깊게 그리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안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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