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주장·일본법인 채용 주장 등 모두 배척

합격 통보 문자를 보낸 지 4분 만에 다시 문자로 채용을 취소한 회사의 조치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진현섭 부장판사)는 A 주식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채용취소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A 회사는 2024년 4월 온라인 구직사이트에 ‘글로벌 전략·사업개발’ 담당자를 모집한다는 구인공고를 게시했다. 박모 씨는 이에 지원해 두 차례 면접을 거쳤다.
회사는 같은 해 6월 4일 오전 11시 56분 박 씨에게 “합격을 통보합니다. 연봉은 1억2000만원입니다. 6월 10일부터 출근하시면 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4분 뒤인 낮 12시 “채용을 취소하겠습니다”라고 다시 통보했다.
박 씨는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받지 못했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했다. 서울지노위는 부당해고를 인정했고, 중앙노동위원회도 재심에서 이를 유지했다. 이에 회사 측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상시근로자 5명 미만 사업장이라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박 씨는 종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가 아니며, 애초 일본 도쿄 소재 법인의 전문경영인으로 채용할 예정이었으므로 근로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회사와 자회사가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인력을 중복 고용하는 등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으로 운영돼 왔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의 상시근로자 수를 합산하면 5명 이상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봤다.
근로계약 성립 여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구인공고는 근로계약에 관한 청약의 유인, 입사지원은 청약, 합격 통보는 그에 대한 승낙에 해당한다”고 했다. 합격 통보가 이뤄진 순간 근로계약이 성립하며, 이후 채용 취소 통보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특히 입사 시기와 연봉 등 주요 근로조건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이상, 근로계약의 본질적 내용에 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본 법인 전문경영인 채용이었다는 주장도 배척됐다. 구인공고에 해당 내용이 기재돼 있지 않았고, 면접 과정에서도 별도로 안내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설령 회사 측에 착오가 있었다 하더라도 중대한 과실이 인정돼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근로계약이 성립한 이상 사용자는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며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문자메시지로 채용을 취소한 것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